강과 대화하다가 타인에게 마음을 잘 열지도, 쓰지도 못하는 일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우린 왜 그런 게 잘 안 될까?˝
˝왜인지 알아? 마음이 가난해서 그래.˝
며칠 동안 그 말이 맴돌았다. 그동안 내가 느낀 많은 의문이 그 한마디에 다 설명되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가난해서 그렇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넉넉함이 없고, 시간도 마음도 자꾸 아끼게 되는 것은. 몇백 원 앞에서 망설이다 먹고 싶은 음료를 두고 제일 싼 것을 주문하던 스무 살 적처럼. 그런 사람은 돈을 벌게 된 뒤에도 좀처럼 비싼 음료를 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여태 쓸 줄 모르던 마음을, 쓰지 못하던 마음을 어느 날 갑자기 잘 쓰게 되진 않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