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안녕한 여름 - 서른, 북유럽, 45 Days 그리고 돌아오다
홍시야 지음 / 소모(SOMO)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혼자살기2로 만나본 그림작가 '홍시야'. 그녀의 2009년 45일간의 유럽여행기를 담은 책이 바로 '서른의 안녕한 여름'이다. 나에게는 '서른' 그리고 '유럽' 이 두가지만으로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된다. 서른이라 숫자가 사람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스무살은 그저 설레임뿐이었다면, 서른은 적지않은 부담감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서른과 곧 마주해야하기에, 나보다 먼저 서른병을 앓아 본 사람들의 경험을 예사로 지나치는 법이 없다.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생각생각생각. 여행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혼자하는 여행이라면 생각으로 가득차 머리가 무거워질지도. 도시에서 도시로 물흐르듯 그녀의 여행에 동참하다가 또 그녀의 순간의 생각을 이렇게 공유할 수 있다. 그녀가 자주하는 말 중,'코를 믿고 가면 되는 거다' 그 말 참, 정감있어 좋다. 솔직히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가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걸 확인하고 베를린 여행기부터 거꾸로 읽어서 들어왔다. 지금 제일 가고 싶은 도시가 베를린이니 이런 반칙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자신이 제일 궁금한 도시를 골라서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프랑크푸르트 기차안에서 독일어로만 안내방송을 하는 것을 두고 '달걀 노른자 만큼이나 뻣뻣한' 센스라고 악평을 하는 그녀의 말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독일, 홍시야한테 제대로 찍혔다. 책의 마지막은 행복했던 순간으로 채워져있다. 자전거를 타고가는 홍시야, 기차에서 삶은 계란을 먹는 홍시야, 기차를 기다리는 홍시야 그리고 이렇게 아지트에서 한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행복해 하는 홍시야를 볼 수 있다. 아무런 계획없이 욕심도 없이 떠나는 여행에서 진정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라서 외롭기도 하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여행, 홍시야의 45일 여행을 보고난 후 내 자신이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 '천천히 느낄 수 있는 만큼만 느껴야지 천천히 걸을 수 있는 만큼만 걸어야지' 홍시야의 여행전 다짐처럼, 단지 그렇게 언젠가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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