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비틀어 나를 채운다
무라카미 류 지음, 권남희 옮김 / 이가서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쑥맥 같은 스물아홉의 남자. 어느 날 우연히 여자친구의 핸드백 속에서 나온 MASK CLUB 카드. 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MASK CLUB의 정체를 알기 위해 그녀의 집에 잠입한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이제 곧 정말 죽는 건가. 생각하자 신기하게도 안도감이 몸을 감쌌다. 존재하지 않게 되면 불안도 공포도 아픔도 의무도 사라지겠지. 그런 것들 이제 지긋지긋하다. 아무래도 나는 이동하고 있는 것 같았다. 때때로 주변 온도가 바뀌었다. 따뜻해지기도 하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것 같기도 하고 극히 순간이었지만 끓는 물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욕망하라."
나 자신 이외의 사람에게, '욕망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이런상태가 되어보지 않으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의식적으로 욕망하기란 쉽지 않다. 타인의 명령에 따라 욕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나는 그 말을 혼자서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타인의 명령에 따라 욕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타인의 명령에 따라 욕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타인의 명령에 따라 욕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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