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모르고 마케팅에 강해지는 책 - 초보자를 위한 핵심적이고 필수불가결한 마케팅 이론과 사례들
이원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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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진정명한 마케팅 기본서이며 대학교에서 입문 교재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마케팅 관련 서적하면 두 부류가 있는데 그야말로 마케팅 대학 교재 같은 지루한 책이 있는가 하면
너무 실제 사례만 다뤄서 정확히 누구의 이론이 또는 어떤 이론이 적용되었는지는 알쏭달쏭한 퀴즈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은 실제 사례와 이론을 조화롭게 다루어 마케팅에 입문하려는 사람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친절한 길 안내를 한다.
 
가장 흥미있었던 실례는 도입부의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이 왜 잘 되는가에 대한 이유 제시이다.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은 음식 맛은 둘째치고 전혀 친절하지 않다.
들어가자마자 들려오는 것은 할머니의 걸쭉한 욕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이 잘 되는 이유는 고향에서 들었던 할머니의 정감어린 말투가 녹아있기 때문에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여 그들이 계속적으로 그 식당을 오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걸쭉한 욕과 함께 시골 할머니처럼 고객에게 덤을 주기도 하고 마치 자기 자식처럼 걱정해주는 할머니의 말도 한 몫할 것이다.)
 
위의 사례는 이전에 컬투쇼에서 들었던 욕쟁이 아줌마네 식당의 실패사례와도 비교할 수 있다.
어떤 서울 아줌마가 하도 식당이 안되어서 욕쟁이 할머니가 하는 식당이 잘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기가 운영하는 식당의 콘셉을 욕쟁이 아줌마 식당으로 바꾸었지만 얼마안가 그 식당은 망하고 말았다. 
욕쟁이 아줌마가 욕쟁이 할머니를 100% 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식당의 욕쟁이 아줌마는 젊었고 그 말투는 정감어리지 않았다.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을 찾는 고객들은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와 정착해서 고향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 많다.
그러니 동년배의 여자가 서울 말씨로 어정쩡하게 욕을 하는 것이 정겹게 들릴리 만무했다.
실제로 그 남성들은 아줌마의 욕을 받아들이지 않고 화를 냄으로써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아줌마로부터 시골에 계신 어머니나 할머니의 정겨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으므로 그 곳을 더 이상 찾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나 싶다.
 
고객의 마음은 갈대와도 같아서 상황과 장소에 따라 그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것이 다르다.
이를 파악하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마케팅의 기본이 아닐까.
 
위의 사례 하나만 가지고도 간단한 마케팅 수업 한 시간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가장 공감이 가면서 답답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 있었으니 수렵형과 경작형 마케팅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 통신시장을 들여다 보면 철저한 수렵형인 것 같다.
현대인들은 그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외면한다는 지젝의 말이 생각난다.
수렵형은 경작형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그러나 다른 회사들도 나의 고객을 빼앗으니까 지분을 빼앗길 수 없어서 수렵형 마케팅을 한다고 치자.
수렵형을 하면서 경작형을 병행하는 것이 정녕 어려운 것일까??
기존 고객을 봉으로만 보고 새로운 고객을 출혈 마케팅 하면서 빼앗아오려고 하는지....
7년동안 한 회사에 충성한 나같은 고객은 그들에게 단지 봉일 뿐이다.
핸드폰이 고장나서 기계만 바꾸려고 했더니 회사는 내게 통신 회사를 옮기면 받게 되는 혜택에 1/10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혜택을 주면서도 이것은 엄청 잘 주는 것이라며 자신만만하더라.
그러니 한 회사에 충성하는 고객이 없지.
 
이 책이 나에게 이런 생각을 하게 한 것처럼 당신에게도 마케팅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책이다.
마케팅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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