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와 푹신이 내 친구는 그림책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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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이는 할머니로부터 은지를 돌봐주라는 명을 받고 모래언덕에서 온 여우인형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은지와 푹신이는 많은 추억을 공유하게 됩니다. 하지만 은지가 자라면 자랄수록 푹신이는 낡아가고 결국 너무 낡아서 터져버립니다. 그래서 은지와 푹신이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푹신이를 고쳐달래기 위해서 할머니가 사시는 모래언덕으로 가기로 한거죠.

재고의 필요성도 없이, 망설임도 없이 시작된 모험은 기차안에서 두려움이 시작됩니다.
배고프면 어떻게 할건지? 도시락을 어떻게 구할건지? 5분동안 서는 다음기차역에서 푹신이는 도시락을 사러 기차에서 내리고, 도시락 판매대앞에 길게 서 있는 사람들 맨뒤에 푹신이가 서고 시간은 자꾸 흘러 출발시간이 되지만 푹신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은지는 의자에 걸쳐 앉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푹신이는 기차문에 꼬리가 끼인 채 꼼짝을 못합니다. 그 다음역에 도착해서야 꼬리를 뺄 수 있게된 푹신이와 이를 지켜보는 은지의 안타까운 표정이 그림 속에 역력히 배어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모래언덕!

넓게 펼쳐진 모래언덕은 그간의 어려움과 움츠려들었던 가슴을 활짝 펼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솔밭에서 나타난 개가 푹신이를 물고 가버립니다. 은지가 개를 쫒아 가고 - 이번엔 울지 않습니다, 어려움을 이미 겪고 이겨냈었고 어떤 일이 있어도 푹신이는 없어져 버리지 않는 다는 믿음이 은지로 하여금 보다 적극적이고 용감하게 한 것 같습니다 - 모래위의 개 발자국을 쫒다가 모래속에 묻힌 푹신이를 찾아냅니다.

'괜챦아, 아무렇지도 않아'를 되뇌이는 푹신이의 모습은 은지에겐 두려움보단 희망을 주고 있으면서, 스스로 용감해지게까지 합니다. 푹신이를 업고 깜깜한 모래언덕을 지나 할머니 집을 찾아가는 은지의 모습, 할머니 품에 안겨서야 울음을 터뜨리는 은지... 할머니는 정성스레 푹신이를 고쳐주시고, 푹신을 염려하며 이를 지켜보는 은지의 표정은 귀엽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합니다. 목욕을 싫어하는 푹신이와 함께 은지, 할머니가 목욕통안에 있는 모습은 따뜻하며 흡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넓게 펼쳐진 모래언덕보다도 더한 희마의 멧세지를 안고 있다고 봅니다. 새로만든 예쁜 여우로 다시 태어난 푹신이와 은지는 집으로 돌아오고, '야, 잘됐다!'하며 끝을 맺습니다.새롭고 멋진 시간들을 만들어 갈 은지와 푹신이, 아마도 모래언덕에 가기전에 그들이 가졌던 추억과는 사뭇 다를, 진짜 멋진 일들이 기대되는 맺음입니다. 아이의 얼굴표정이 보다 사실적이고, 그냥 읽어주기만해도 아이는 은지, 푹신이와 함께 모험을 떠나고 울고 웃으며 우정을 배우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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