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익회 지음 / 문학관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 애플데이- 사과. 빌린 돈 갚지 못한 친구의 약속과 약속의 날 어김의 대한 사과 12개의 발상이 좋다. 돈으로 환산되는 인간의 가치세상에서, 돈 때문에 잃은 친구가 하나 둘이냐. 이 작품과 같이 친구 저울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 돈 때문에 각박해진 나를 미워하고 질책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가는 사과 한 알에서, 이 한 편의 글에서 철학적 담론을 이끌고자 고답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미안해'하고 말하는 친구의 발그레한 볼을 떠올리고 있어 글은 더 아름답다.

- 듣기 좋은 말 - 설득력 있고, 거부감 없이 읽히는 글이다. 임원 취임 축하로 인한 인사, 대학 동창생과의 인사, 후배와의 인사, 승진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받는 인사, 젊은이와의 대화, 이렇게 5개의 실례와 흔히 쓰는, 또는 쓰이는 말 - '그 사람, 내가 데리고 있었어'의 쓰임에 관한 생각, 남편과 아내의 대화법 2가지, 이렇게 8가지의 예화로 구성된 수필이다. 각각의 예화가 진솔하고 꾸밈이 없어 탄력이 붙는 글이다. '…… 생활인의 지혜가 묻어있다. 상대방을 높인다고 상대적으로 내가 격하되거나, 상대방을 비하한다고 내가 격상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하고 높이면서 내가 함께 높아지며, 상대방을 무시하고 낮추면서 내가 함께 낮아진다.' 이처럼, 때론 운률을 타기도 한다. 마지막 단락, '어느 식당 종업원은 손님의 부드러운 한 마디에 하루가 신나기도 하고, 무시하는 한 마디가 종일 우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란 말로 시작해 '말은 인품이고 인상이다'로 끝 맺는다. '말은 형체도 냄새도 없지만 오미의 설도를 품고 시공은 넘나들며 사람의 마음을 휘젓고 다니는 마술사다'란 시작하는 구절과 대비되어 작품은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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