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심리학 입문 범우사상신서 29
캘빈S.홀 / 범우사 / 1998년 3월
평점 :
품절


일전에 복도에서 회사 동료와 그 전날 본 로봇특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연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짧은 논쟁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동료는 로봇의 지능이란것이 프로그램된 것 이상이 될 수 없으며, 기본적으로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는 '생존에 대한 욕구'이기 때문에 생존욕구가 없는 로봇이 고급욕구인 '지배욕' 등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하셨다. 즉 프로그램화된 로봇은 외부로부터 독립적인 지능을 가질 수 없으며 당연히 독립적 지능존재인 인간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생존에 대한 욕구 역시 유전자에 축적된 일종의 유전기록일 수있으며, 로봇도 학습을 통하여 진화를 할 수 있고, 진화의 정점에서 욕구(생존욕구 뿐아니라 지배욕 등의 고급욕구)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인간의 욕구란것도 역시 학습(유전적으로 획득된)에 의해 축적된 것에 불과한 것이고 현재 실험되고 있는 자활로봇을 볼때 충분히 설득력있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고..그날 결론을 내진 못했지만 요즘 읽고있는 심리학에 관한 책들중 융의 이론들이 내 생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이야기다'

칼 구스타프 융의 독특한 업적은 프로이트같은 기존의 다른 심리학자와는 달리 인간의 정신을 진화 과정 속에서 찾은것이다. 이는 물론 당시 학계의 충격이었던 진화론(용불용설등)의 영향이며 생물학적 진화론의 단계를 한단계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론을 통하여 융은 인간의 마음은 진화에 의해 미리 형성되어 있으며, 인간은 과거 -자기의 어렸을 때의 과거뿐만 아니라 전인류의 과거, 나아가서는 생물이 진화 되어 온 먼 옛날의 과거 -와 연결되어있다고 주장한다.

융의 인격에 대한 이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①인격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구성 요소는 무엇이며, 이러한 요소는 서로 또는 외계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②인격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이며 그 에너지는 여러구성 요소에 어떻
게 배분되는가?
③개인의 생애에서 인격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변화하는가?

즉, 인격의 구조적, 역학적, 발달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종합적 인격론이라고 할 수 있다. <융심리학 입문>이라는 책은 지난번 절반도 못읽고 만화입문서[내생애 처음 만나는 칼 G. 융]에 도움을 받아 개념을 세운후 다시 읽어 내려간 책이며, 여전히 어려웠지만 융 이론의 체계를 잡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 방대한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보다 아래의 목차를 읽는것이 융 심리학의 전체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이해 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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