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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먼나라 이웃나라 7 - 일본 1 : 일본.일본인편 ㅣ 먼나라 이웃나라 7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이원복의 지난 '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과는 약간 다릅니다. 유럽편이 이원복 자신이 유학생활을 하면서 부터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야기이나, 일본편은 저자가 수십회의 여행과 자료들로 부터 찾아낸 것이라는군요. 저자는 그것을 '그 안에 살아서 나무는 보고 숲은 못보는.. 일본은 있다,없다 식이 아닌 객관적바라보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수많은 일본관련서들의 저자들이 일본에서 수십년씩 직접 살며 몸으로 부딪혀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을 해석하는 것이었음에도 이원복의 시각과 이해도는 다른 저자보다 탁월한 것같습니다. 세상엔 이런 천재들이 가끔씩 있죠..
저자는 쉽지않은 주제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만화라는 매체를 사용하여 한 문화, 정말 제목과 같은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체면과 수치의 문화,칼,천황,와(和),기쿠바리(氣配り),오타쿠..등에 대하여, 그리고 그들은 왜 그렇게 친절하고, 왜 회사에 그렇게 충성하고, 물건을 잘만들고 하는가..에 대하여, 그리고 왜 그들은 전쟁을 했고, 왜 사과를 안하고, 왜 역사를 왜곡하는가..그렇게 우수한 관리들과 제조력을 가진 나라가 왜 점점 침체되는가..에 대하여, 우리가 흔히 갖게되는 이런 의문들을 단순한 현상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자세한 설명을 해줍니다.
작년 여름 일본여행중에 들른 동경도립박물관에서 전시실 두어개를 가득 채운 칼의 인상이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군요. 그것은 우리 박물관에 있는 것처럼 녹이 슬어 거의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칼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무사의 칼 수 백 여개(..아니 천여개인지도 모른다..)를 전시해 두고 있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약간 어두운 전시실 내부를 할로겐 조명의 날카로운 빛을 받은 칼이 서슬이 퍼렇게 누워 있는 광경을..(사전을 찾아보니 '서슬'이란 단어가 칼의 날카로운 날같은 것을 말한다는 군요)
그 광경이 약간 섬뜩하기도 했거니와 한편으론 뭔가 묘한 매력도 느꼈습니다. 신도(神道)와 무사도(武士道)를 가리키며 일본을 국화와 칼의 나라라고 한 루스 베네딕트가 이해되는 순간이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