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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조울병 의사가 들려주는 조울병 이야기
안경희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평점 :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오히려 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성실하게 자기 삶을 잘 가꾸며 살던 사람도 자기 파괴적인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 충동이 의지의 문제가 아닌 머리의 병일 수 있다는게 흥미로웠습니다.
책에서는 조울증이 유전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은 선천적으로 그런 자극에 취약한 신체와 기질을 타고 난것,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그런 방식으로 결정을 하는 사고패턴을 습득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어쩔수없다는 이유를 대며 자신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안하는 사람도 그 기저에 자신의 어려움을 뚫고 상승하지 못하는 기질적인 부분이 있다는거지요. 사람의 게으름과 나태함이 불러오는 결과에 면죄부를 주고 싶지는 않지만 마냥 비난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그것이 악화가 되면 개인적인 노력만으로는 벗어나기 힘든 상태가 되는데 이때에 병증을 인지하고 병원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책을 읽을 수록 조울증은 '충동조절 장애'의 다른 이름으로 느껴졌습니다.
가벼운 조울증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도 할 수 있는 행동 범위를 가지고 있는 듯 했습니다. 넘치는 에너지로 진취적으로 일을 잘하는 것이 조증의 긍정적인 면 때문일 수도 있고, 안그러던 사람이 힘든 역경을 만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거나 갑자기 충격을 받거나 하면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하니까요.
저의 가장 에너지 넘쳤을 때와 기력이 소진되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활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기복이 심해지면 조울증환자로 분리될 수 있다 생각해봤더니 조울증에 가졌었던 인식이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나쁜 사람이나 이상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들이었으니까요.
'점차적으로 충동을 제어하지 못해 자신과 주변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것'이라고 관점을 바꿔보니 사람들 모두가 잠재적인 조울증 환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일한 사람이 겪은 전혀 다른 입장에서의 경험담이라 더 설득력있었네요.
나와 주변사람을 이해하고 인식을 전환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어떤 이유때문에 화가나‘는게 아니라 ‘화가나기 때문에 이유를 만든다‘ -208p
생각이 많은 머리는 진흙탕과 같아서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욱 복잡해집니다. 진흙을 가라앉히고 맑은 물을 얻는 방법은 그저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 ‘해야하는데 하기 싫어‘라는 마음에 묶여 있으면, 마음은 줄곧 ‘해야 하는데‘를 맴도느라 마치 진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피로해집니다. 불안은 거기에서 옵니다. -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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