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이창미 지음 / 프로방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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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퇴근하면서 읽기 좋은 짧은 시집, 작가가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담담히 풀어낸 글들입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시 2개.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와 선택 장애

좀 더 잘, 여유롭게 살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있어서 그런가 유난히 마음에 박히던 시였네요.

그래서 제목으로도 쓰여져 있었던 걸까요?


...시작하고 후회해라

시작이 없는 한 핑계만 있다/ 다음만 하면 다음은 없다/ 이미 때는 늦다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부분), 148p


사실 저런 마음으로 지난 8월까지 6개월동안 너무도 많은 일을 한번에 처리해 나갔어야해서 주말 하루도 쉬지 못하는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평일에는 직장과 학원을 다니고, 주말에 좀 쉬어야지 하면 친구모임이나 가족행사가 생겼습니다. 모임을 안잡았어야 했나 생각을 해봐도. 일년에 한번즘 만나는 친구들이라 시간을 내야했었고, 어른들의 생신, 동생의 첫 연극 등 참가해야만하는 일들이 산재했습니다. 겨우겨우 일정을 정리했던 8월말. 온몸에 면역력 저하성 두드러기와 튼튼했던 위장이 망가져서 엄청 고생을 했었죠. 안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하고 후회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했습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무리를 했는데 남는건 번아웃 증상이었으니까요. 몸생각 좀 했으면 좋았을걸 그랬어요. 너무 열정이 넘쳐 하얗게 불타버렸습니다. 과유불급.

하지만 아직도 저런 시들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저는 뭘까요...

제가 추린 시들을 보니 여전히 열심히 살고, 뭐든 시도하고, 움직이고 하는 것에 눈길이 간게 보이네요.

시와 더불어 글의 감성을 담은 캘리그래피가 함께 있습니다. 많은 작가분들이 참여하셔서 글들을 옮겨주셨는데요,

강경희(말과 행동), 권도현, 권영미(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선택 장애), 김성칠, 김영섭, 김윤희(부러운 휴대폰, 고장난 온도, 배신),미화담, 박종미, 사카, 윤종만, 이경선, 이송희, 임소연, 전부일, 조지현, 주재홍(흑심), 최미정(369관계), 홍성열, 황경희(토할 수 있는 힘), 황상용(세 개의 심)까지 총 20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캘리그라퍼들 별로 제가 선택한 시를 옮겨적고 보니 제일 마음에 들었던 두개의 시를 한 작가님이 작업하신게 눈에 띄네요.

차 한잔과 함께 일상을 곱씹는데 트리거가 될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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