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어느 시기가 지나면서 부터 미래 남편이 생긴다면? 하고 결혼생활을 상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항상
따라 붙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시댁의 존재입니다. 유튜브나 인터넷 게시글에서 심심치 않게 비슷한 경험담들을 접하다보면, '시월드는 이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관념처럼 굳어지고는 합니다. 오죽했으면 시월드가 싫어 외국인과 결혼하고 싶다는 한국여자들도 나올 정도니까요. 이 책의 저자도
잘나가는 직장인에서 결혼과 동시에 그 지위가 며느리로 추락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며느리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그런가 언젠가 며느리가
된다면하고 상상해서 읽으니 시어머니가 너무 야속하고, 저자의 당참이 사이다같이 느껴졌습니다. 막장같은게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평범한 사람도 적용할 수 있는 대처 방법들이라고나 할까요? 저자는 마냥 사랑받는 착한 며느리가 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혼 전에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혼 후에는 단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남편에게 실망하기
부지기수인데다가, 효자인 아들, 좋은 오빠, 훌륭한 남편은 동시에 존재하기 어렵기에 더더욱 노력이 절실하다고요.
여자는 아들을 낳으면서 부터 서서히 시어머니가 되간다고 합니다. 젊었을 적에 열정적으로 여성인권을 외치고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페미니스트 주장하던 부모님의 친구분도 아들을 낳고 나니 어쩜 그럴수 있을까 할 정도로 고리타분한 시어머니로 변모했다고 하네요. 시어머니 본인도
며느리였으면서 자신의 며느리한테는 호되게 구는건, 며느리로 고생했던 시간을 보상받고 싶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아들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해 아들이
대접받지 못하면 마치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일까요? 그런 맥락에서 보면 유쾌하게 시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조차 아들을
낳게되면 현재 시어머니보다 더 악독한 시어머니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안다고 해도 (당장은 며느리의 입장이 크신
분들이라면), 시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엔 포기할게 너무도 많아지기에, 저자처럼 '나'를 지키며 며느리가 되어가는 것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까놓고 이야기하기엔 치사한 시월드 이야기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안고 가야할 커다란 짐덩어리를 역량껏 쪼개 나누는
방법을 공유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