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시에 라면을 끓인다는 건
정다이 지음 / 경향BP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정이라는 시간이 주는 잔잔한 느낌에 칼로리가 넘치는 라면. 오늘에서 내일로 넘어가는, 고요해야할 시간대에 에너지가 넘치는 음식을 끓이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경험을 돌이켜 보자면 그냥 자기 아쉬워서, 입이 심심해서, 배고파 잠이 안와서 등등 갖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들의 공통점을 내보자면 바로 '허한 느낌'입니다. 뭔가 모자란, 몸이나 마음의 공백을 채우려는 것이지요. 책도 제목처럼 채움이 필요한 마음상태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얻으면 반드시 무언가를 잃게 되어 있다. (16p)

책은 관계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 합니다. 가족, 친구, 떠나간 애인, 최선을 다했지만 전부 다 끌어안을 수 없었던 시간들. 과거를 되새기며 얻기 위해서는 놓을 줄 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변하는 것이 좋으냐 좋지 않으냐 고민해보기도 하고, 그래도 여전하다며 웃고 떠들기도 합니다. 더 이상 잃기 싫지만 삶이란 어쩔수 없이 흘러가는 것이고 놓아야지만이 그 흐름을 맞을 수 있다는 것도 알지요.

 

불완전한 이해를 인정하면 상대를 인정할 수 있다. (27p)

그래서 아무것도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기준이 아닌 상대방과 세상의 기준으로 눈을 맞춰보라고 권합니다. '이해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타인을 보기 시작하면 포용할 수 없는게 없다고요. 다름이 눈에 띄었을 때 고치려드는 것 보다 인정하면서 얻는 것이 더 많음을 알게 됩니다.

 

'널 이해해'라는 말은 '널 사랑해'라는 말과 동의어였다. (62p)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싶고, 이해하기 때문에 더 사랑스러운 상대를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단 남녀관계 뿐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도 이해를 바탕으로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정말 내사람으로 품고 싶다면 서로가 저 두 단어를 사용해주면 좋겠네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작정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와 뭘 싫어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존중해 배려하는 것이다. (165p)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때로 그 최선이 받는 사람이 원치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랑은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에 앞서 상대를 관찰하고, 잘 알아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열두시에 라면을 끓인다는 건, 무언가를 곱씹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라면대신 이 책과 함께 생각을 곱씹으며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