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一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클로드 모네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라는 시화집의 제목처럼 눈오던 지난 밤, 시들을 읽었습니다. 열두개의 달 시화집 중 첫번째 달, 1월. 클로드 모네의 그림과 함께 윤동주, 백석, 정지용 등 13시인의 시가 담겨 있습니다.

 

항일운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아 실험체로 수용소에서 죽은 시인, 윤동주.

그가 딱히 어떤 독립운동을 한건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그의 시에서 나라를 잃은데에 대한 안타까움,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슬픔 등이 읽혀진다는 많은 사람들의 뜻이 모여 오늘날 한국의 민족시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시집도 그의 대표작 <서시>로 그 시작을 알립니다.

겨울과 어울리는 시들을 고른 것인지, 동시대의 시인들을 모아놓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시 곳곳에서 슬픔과 야속함, 억울함, 씁쓸함, 서글픔이 느껴졌습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우울.

그래서 한국인들의 시와 함께 일본인들의 시도 담겨져 있는 것을 봤을 때 어딘지 어색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이 일제강점기 때의 시인들이라 애국과 같은 민족적인 의미로 연결해서 시들을 보고 있었는데... 읽다가 깜짝놀랐네요. 약간의 항일의식 같은게 있었나 봅니다. 일본인의 시라는 것에 더 주목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색깔도 없던/마음을 그대의 색으로/물들인 후로/그 색이 바래는 것은/생각할 수도 없어라

기노 쓰라유키(868~946)

기노 쓰라유키는 일본 일기 문학의 효시라는 헤이안 시대 시인입니다. 다소 생소하긴 했지만 대가의 울림은 남달라서 시선이 잡혀버렸습니다.

한국시들은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입시를 치룬 사람이라면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 다소 어려운 문장도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거기 더해, 조용하면서도 집중력이 있는 모네의 화풍이 시를 읽는 내내 전체 분위기를 아우르며 책 속에 흐릅니다. 겨울밤을 고즈넉하게 보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들이 내는 콜라보를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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