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신학 - 당신의 소명을 재구성하라
폴 스티븐스 지음, 박일귀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스티븐스는 늙어 은퇴하는 삶의 정의를 재조명하고, 신을 섬기는 자로서 인생의 소명을 갖고 살아갈 것을 강조합니다. 에너지와 열정이 사라져 무기력하게 티비와 술로 점철된 노년의 모습이 아니라 소소하게라도 본인과 주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적극적으로 죽음 사이의 남은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고요. 신앙적으로도 죽음 이후의 삶을 위해서 더더욱이 본인의 성장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주세페 베르디는 73세에 <오텔로>를, 80세에 가까운 나이에는 <팔스타프>라는 걸작을 남겼다. 토마스 만은 70세가 넘어서 소설 <파우스트 박사>와 <사기꾼 펠릭스 크롤의 고백>을 집필했고, 피카소는 90대에 필생의 역작들을 남겼다. ...

-프롤로그 중, 12p-

 

현대에도 가끔 꾸준함이 물질적인 성공으로까지 이어져 유명세를 떨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KFC의 창업자 뚱뚱이 할아버지도 60세가 다 되서야 치킨 튀기는 비법을 배워 KFC를 만들었다고 하죠.

이처럼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들은 천재, 혹은 뭔가 특별한 사람이기에 그런 결과를 얻었을 거라며 쉽게 생각해 버립니다. 늙어서 저런 에너지를 갖는다는게 상상이 안된다며 마치 불가능을 이룬 사람들처럼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꾸준했고, 노력했으며, 자기 자신에게 증명하기 위해 몰두 했다는 것을요. 사람들은 자신의 나태함이나 무기력함을 감추기 위해 그들을 마냥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으로 둔갑시켜버립니다.

저자는 소명을 가지고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소명을 신앙적으로 세워도 좋으나 딱히 신앙에 구애받지는 말라고 합니다. 제게는 보다 값지게 인생을 사는 태도를 가지라는 것으로 읽혔네요. 생각해보면 누구나 죽음을 향해가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죽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회없이 죽음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틈날때마다 하고 싶은 것을 두서없이 적어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뒀습니다. 오래도록 하고 싶었던 것도 좋고, 문득 생각난 것도 좋고, 유행에 참여하고 싶은 얄팍한 마음이라도 좋습니다. 그냥 재밌을 것 같은 일들을 적어놓고 염두해 놓고 있으면, 언젠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해서 2010년부터 만든 리스트가 있네요.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서 살다보니 알게모르게 삶의 방향이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클리어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반절을 지우면 다시 반절이 생성되어 리스트가 완전히 지워질 일은 없을 것 같지만요. 이 책에도 버킷리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단순한 의도 대신 발전시키고 싶은 가치, 관계, 섬김, 배움에 대해 물어보고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나이는 퇴보가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이고, 저자는 그것을 돕고 싶어합니다. 기독교나 천주교를 안 다니시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 많으니 종교를 떠나 삶의 태도를 세울 때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