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의 이슬람과 여성 - 문화사 이야기 지식전람회 15
오은경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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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북미나 유럽에서 살지 않기에 이슬람은 우리에게 익숙치 않다. 아, 디게 이상한 문장이다. 다시... 북미나 유럽에 살지 않기에 이슬람 문화에 별 편견이 없다. 이 문장도 이상하다. 다시... 북미나 유럽에 살지 않기에 이슬람 문화를 잘 모른다. 뭐, 이 문장도 딱히 맞는 말은 절대 아니다.

십년 쯤 전에 인도에 갔을 때다. 타지마할에 갔는데 거기에 검은색 부르카를 뒤집어 쓴 언니들 몇이 뭉게뭉게 지나갔다. 그들의 손 끝에는 디게 깜찍한 남자 아이들이 매달려 있었는데, 그 인종의 생김생김이 그렇듯 디게 선 굵고 큼직큼직하게 생겼드랬었다. 하지만 아다시피 난 애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부르카의 여인들이 신기했었다. 그래서 물었다. 함께 사진 찍어줄 수 있냐고. 부르카의 여인들은 흔쾌히 그럴 수 있다고 하더니 아이의 손을 놓고 한 쪽으로 비켜줬다. 난 그 꼬맹이와 사진 찍고 싶은게 아니라고! 바로 당신과 찍고 싶은 거라고! 다시 친.절.하.게 말 했더니 그들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문화의 차이, 종교의 차이라 그냥 넘어갔지만 디게 아쉬웠다.

부르카, 차도르, 히잡, 니캅.. 이름이 뭐고 형태가 뭐든 여성을 차별하고, 여성의 몸을 불완전한 것으로 여기고, 여성의 성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다. 극도의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에겐 아무런 권리도 없고, 남성에게는 여러 아내를 맞이할 권리, 여러 아내를 때릴 수 있는 권리, 여러 아내를 죽일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그런 사회에 존재하는 어처구니 없는 천조가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맞다. 하지만 그게 다 인것은 아니었다. 이슬람 문화와 이슬람 민족을 적대시 하고 배척하는 서구에 대한 반항의 뜻. 그러니까 민족주의적인 성격이 있다는 건 이번에 이 책을 읽고 알았다. 그러니까 이제 막 헷갈려지는거지. 우리 민족이 살아야 하니까 잠깐 여성은 잠자코 있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우리 여성이 작살나고 있으니 우리 민족은 나몰라라 해도 되는 건지... 어째 프랑스 혁명 당시 그 앞에 나서서 총알받이가 되었던 여성들이 떠오른다. 혁명이 절정에 다다르자 집에 돌아가라고 종용하던 남성들이 떠오른다. 혁명은 끝났지만 여전히 참정권은 없던 여성이 떠오르면 안되는데 떠올라버린다. 서구에 반대한다는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인 여러 뜻으로 머리에 (남성은 두르지 않는) 천을 두른다. 이 싸움이 끝나면 이제 다시 그 머리를 감추는 천이 가지고 있는 다른 의미를 없애기 위해 또다시 싸움이 시작되어야 하는 건가? 종교적, 사회적인 구성원이라는 뜻으로 '자의적으로', '스스로' 선택해서 히잡을 쓰는 여성도 있다하지만... 이 또한 내재적인 차별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고 또 뭔지 싶고.

나라면 어째야 하나? 나에게는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먼저인가? 한민족이라는 핏줄이 먼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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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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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는 유난히 책 주문이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책을 주문할때마다 뭐가 일정한 테마가 있는데 요 책과 함께 온 책들의 리스트를 보면 제주의 역사에 대한 것이나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과 같은 그러니까 떠날 준비라 생각하며 산 책들이다.

여기저기 온 세상의 서점은 서점이라서 의미있기도 하지만, 이미 공간이나 사람이 의미를 부여했기에 서점이 되기도 한 다. 책이 많아서 좋기도 하고, 책과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옛날 책이 있어서 좋기도 하고, 다른 언어의 책으로 가득해서 좋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하고 있어서 좋기도 하고, 추억이 있어서 좋기도 하다.

그래서 이 아름다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쉬웠다. 내가 어렸을 적에 쭈그려 앉아 책을 읽던 그 서점은 이미 사라져버려서. 옆에 있는 맥주집에서 닭똥집과 맥주를 드시는 아부지에게 책을 들고 가 돈을 내 달라고 조르던 그 서점이 없어져서. 인테리어랄 것도 없고, 그저 상가 안에 낮은 책장을 여러개 두고 있던 서점 주인아저씨는 신기하게도 말만하면 어떤 책이 어디 있는지 다 말해주었고, 심지어는 없는 책도 없는 것 같았던 그 곳. 알라딘에서도 교보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동네 책방. 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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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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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어린시절 동네책방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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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 미래 사회는 우리 손에 달려 있어! 아이세움 논술명작 47
조지 오웰 지음, 우현옥 엮음, 박우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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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이 읽기엔 좀 어려워보이고. 완역본을 보기 전에 고전에 재미들이는 목적이라면 성인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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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 미래 사회는 우리 손에 달려 있어! 아이세움 논술명작 47
조지 오웰 지음, 우현옥 엮음, 박우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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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서 가장 여러번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조지오웰의 <1984>일 것이다. 대학때 처음 읽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난 중고딩때는 별 책 안 읽었던거 같다) 다니기 싫었던 학교의 도서관에 쭈그려 앉아 윈스턴이 잡히는 지점까지는 한 달음에 쭉쭉 읽었었고, 그 이후로는 계속 덜컥거리며 쉬었다 덮었다 그러면서 읽었다. 이후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들을 하나하나 사 모았고 말로는 번역의 다른점을 본다지만 그냥 '재미'있어서 읽었다. 대형(大兄)이었다가 이제는 당연히 빅브라더가 된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그 상상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만독은 못 했으나 백독은 한 듯하다.

그렇게 여러번 읽었던 책의 초등생 버전을 읽었다. 가까운 곳에 친하게 지내는 초딩이 없는 관계로 요즘 초딩의 수준이 어떤지 잘 모르는 한계가 있어 초딩에게 이 책이 어찌 받아들여 질지 궁금키도 했다. '전체주의'란 말을 초딩이 알기나 하나? 설명하면 알 수 있나? 초딩이 읽기에는 쫌 어려워보였지만(글 역시 쉽게 다시 풀어쓴게 아니라 그저 편집을 한 것으로 보였으니...) 그래도 초딩이 읽는다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보통은 빅브라더의 오세아니아를 자기가 살고 있는 시공간과 비교해 볼테니 말이다.

초등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지는 시대. 역사는 현재에 맞춰 다시 기록되고, 그렇게 기억은 뒤 바뀌는 세상. 대박인 통일을 위해 상대의 붕괴를 바라고, 정권이 원하는 생각에 맞춰 살면서 그게 자유라 믿고, 무지한 쪽 수가 힘이 되는 지금. 한 발만 까딱하면 그 오세아니아가 우리 사회라는 무서운 이야기를 초딩에게 읽혀도 될랑가 모르겠지만. 여튼 쉬워보이는 표지 덕분에 곽군도 1984를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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