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탄생 -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 과정
전인권 지음 / 푸른숲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에 표지만 슬쩍 봤을 때는, '저자가 전인권? -_-; 보통 사람이 떠올리는 그 전인권? 오...이 아저씨 자기의 노래인생을 뒤돌아보며, 혹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책 하나 썼는갑지' 했었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_-; 정치사상 쪽을 전공한 대학교수(혹은 아직은 강사?)였다.

어떤 텍스트의 사회적 함의랄까, 그런 것을 분석하는데 여러가지 예들이 인용될 수 있겠지만, 저자는 5살부터 12살까지 자신의 유년기를 소재로 삼아서 한국 남자의 인성(人性) 형성 과정을 심리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기 고백적이고, 그래서 꽤나 인상적이다.

물론 이 아저씨가 살아낸 60년대 후반과 우리 세대가 살았던 80년대 중반은 여러가지 점에서 틀린 점도 많지만, 이 책의 문제 의식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자 근거라고 할 수 있는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와 한국사회의 구조적 특징들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20대인 내가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최종적인 문제는 한국 사회 곳곳에 구조적으로 뿌리박은 '권위주의'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시스템의 부재'(이건 내 생각)인 것이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동굴 속 황제(권위주의와 자기애(narcissism)의 동굴에 갇혀 주위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는 사람, 자세한 내용은 책 참조-_-)'들은 계속 탄생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도 우리는 동굴 속 황제들을 탄생시킬 수 밖에 없는 자아관, 인간관, 사회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뭔가 찔리는 느낌을 받는 남자들 꽤 있을 것이다...-_-;;; 약간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들이 중간중간에 나오지만, 그래도 술술 넘어가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 리뷰 쓰신 분의 말처럼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지루한 것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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