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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골드 에디션)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타고난 선천적인 것인가, 아니면 살아오며 쌓아온 경험과 노력인가.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에서 이 오래된 질문에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재능이 아니라 Grit, 즉 열정과 인내를 겸비한 끈기야말로 성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라는 것이다. 재능에 노력을 곱하면 스킬이 되고, 그 스킬에 다시 노력을 곱하면 성취가 된다는 공식. 노력이 두 번 곱해지는 구조다.
유전적 요인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누군가는 어떤 분야에서 더 뛰어나게, 혹은 부족하게 태어난다. 저자도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녀의 연구 결과인 그릿을 통해 세상을 보면, 그 차이 자체가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 생각도 비슷하다. 재능은 행운이다. 선천적인 재능이 있어 수월할 뿐, 그렇다고 그것이 최상의 결과값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책에서 소개한 혹독한 신입생 훈련 과정에서 SAT 점수도, 체력 점수도, 리더십 평가도 예측하지 못한 중도 탈락 여부를 그릿 척도만이 예측해냈다는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의 사례는 흥미로웠다. 나의 군 복무 시절, 특전사 간부들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그들과 훈련하고 대화하며 보낸 시간 동안 반복해서 목격한 장면이 하나 있다. 나이나 계급과 무관하게,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지점을 빠르게 파악했다. 그런데 그걸 한계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 그리고 한계를 빠르게 인정하고 할 수 있다는 의지와 끈기로 그 지점을 부수고 나아갔고, 스스로 다짐하고 스스로 해내는 과정을 계속 반복했다. 신체 조건도, 시험 점수도 아니었다. 자신이 그어놓은 선을 스스로 지우는 힘, 그게 내가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그릿의 실체였다.
이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저자는 양육에서의 차이가 그릿을 길러내는 발원지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격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안전지지대 역할만 해야 한다. 대신 해결해주는 캥거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취감을 맛본 경험은, 다음 도전 앞에서 위축되지 않게 만든다. 이 순환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강인해지고 단단해지는 것, 그게 그릿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성인이 되기까지의 교육 과정과 환경이 매우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선천적 능력이나 재능은 크나큰 운이고 축복이다. 그러나 성취의 조건이 아니라 하나의 이점일 뿐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흔한 우리 일상의 이야기처럼, 결국 사람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비를 맞지 않는 삶이 아니라 비를 맞고도 다시 일어서는 마음가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