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證言 (내일을 위한 증언) - 허정 저, 샘터 출판사 1979
2018.7.18. Yes24 개인중고판매자 13000+배송2500=15500원
해방 공간에서 활동했던 허정은 자신의 회고록 <내일을 위한 증언>에서 이승만의 건국 노선과 김구의 건국 반대, 남북협상 노선과 관련하여 이런 평을 남겼다.
‘요즘도 간혹 백범(김구)의 노선에 따랐더라면, 남북 분단의 장기화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고 결국은 어떠한 형태로든 통일정부가 수립되었을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의 입장을 말한다면 당시 정세로 보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은 최선의 길이었다. 그때 만일 남한에 민주정부가 수립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의 공산화는 필연적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지금도 굳게 믿는다.…’
허정은 당시에 통일정부를 수립하는 길이 한 가지 있었다고 말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신봉자들이 무조건 백기를 들고 공산주의자들에게 투항했다면, 공산정권 수립으로 적화 통일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허정의 증언을 마저 소개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이상적으로 말한다면 남북 분단의 비극을 막기 위해 우선 어떤 형태로든 통일정부를 수립하고 민주주의냐 또는 공산주의냐 하는 이데올로기의 선택은 그 다음으로 미루어 민의(民意)에 맡기거나, 또는 민주 진영과 공산당의 연립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최선의 길처럼 생각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시기의 늦고 빠름은 있더라도 공산화라는 결말에 이르게 된다는 것은 2차 대전 후의 동구 제국(諸國)이 보여준 역사적 교훈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백범이 추구하던 노선이었다. 당시의 현실을 괄호 속에 묶어두고 이상만을 앞세운다면 분명히 이것은 최선의 길이었을 것이다.’
허정은 두 사람을 이렇게 평한다. 백범(김구)은 현실을 외면한 채 이상만을 추구하려 했으나 우남(이승만)을 중심으로 한 남한 단독정부안 지지자들은 현실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우리의 소망은 다만 통일정부 수립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민주적 통일정부의 수립”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승만과 김구에 대한 허정의 결론이다.
“백범은 이상을 위해 현실을 버릴 수 있는 스타일의 정치가였다면, 우남은 현실을 위해 이상을 유보할 수 있는 스타일의 정치가였다.”
출처 : 미래한국(http://www.futur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