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자기계발서
미타 모니카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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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서 유명한 쳐돌았군맨의 “혈액형에 관한 짧은 고찰”이라는 만화시리즈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매번 새로운 만화가 올라올 때마다 어쩜 그렇게 혈액형별 특징을 잘도 찾아내서 재미있게 그리시는지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특히나 AB형인 직장언니와 O형인 나와의 특징을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게 재미로 혈액형에 관한 글들을 접하던 중에, 개성강한 B형과 결혼하고 또 첫딸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B형에 관해 호기심이 왕성해지기 시작했다. 혈액형별 특징을 볼 때마다 B형에 관해 자세히 읽어두기도 했다. 이 책도 그런 호기심에 선택한 책인데, 그래서인지 책의 내용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해서 재미있기도 했다. 책을 받아들고 사무실에서 B형인 동료들을 찾아보니 5명이나 있었다.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각자의 특성을 읽어주니 모두들 딱 들어맞는다고 난리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은 너무 얇은 책의 크기다. 서점에서 보았다면 그냥 선 자리에서 다 읽어 버릴 만큼 얇다. 이것보다 더 큰 아쉬움은 구지 혈액형별로 나누지 않고도 한권으로 A,B,O,AB형을 모두 넣어놓았으면 하는 것이다. B형의 특징만 읽다보니 다른 혈액형의 특징도 궁금해지고, 회사동료들도 왜 B형만 읽어 주느냐고 핀잔을 준다. (다른 혈액형은 안 나와 있다고요~!!)


얼마 전 EBS방송에서 사람의 성향에 관해 연구하고 실험한 다큐를 본적이 있다. 그 실험에서 각각의 사람들을 무작위로 뽑아 종이에 각자의 왼손을 그리게 한다. 중지와 약지를 정확히 그리라고 지시한 다음, 심리학교수분이 그 종이를 들고 연구실로 들어갔다가 10여분 후에 나와서 각자의 성격적 특징들을 적어서 보여준다. 종이를 받아든 사람들은 저마다 80~90% 자기성격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심리학교수는 손이 그려진 종이는 쳐다도 보지 않고 휴지통에 버렸다. 그저 상투적인 표현들로만 작성한 결과물을 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이 딱 맞는다고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잠시 후 심리학교수는“착각의 첫 번째 조건은 <자기 중심성> 이다.”라고 말해준다.


혈액형도 마찬가지 같다. 딱 맞는 것 같지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해서 맞는 것만 듣고 맞지 않는 것은 무시해버리기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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