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이 흘러도 나의 베스트 10에 꼽히는 책이라면 바로 ‘어린왕자’다.
나는 어린왕자와 함께 자라났으며, 그 속에 나오는 속물적인 어른들을 보며 치를 떨었고,
난 절대로 그런 모습으로는 늙지 않을 거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어느덧 어른이 된 지금의 나의 모습은 그 속물적인 어른의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한다.
그 때의 상실감이란... 그리하여 나는 가끔 우울감에 빠져들곤 한다.
하지만 그 상실감이 나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속물적인 어른도 다름아닌 상처받은 어린아이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라는걸 알게되었다.
몸은 자랐지만 마음은 자라지 못한 어른아이...
그러니 어른이란 삶을 강요받는 그 상처받는 아이의 삶은 얼마나 힘들고 고된것일까?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란...
이처럼 “어린왕자”로 산다는 것 만큼 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리라..
지금 내가 그러하니까...
어린왕자는 그래도 주위에 장미, 여우와 같은 진실 된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내가, 진실 된 친구를 만난다는 건 하늘에 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기는커녕 모든 걸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판단해야만 한다.
그게 좋은 어른이고, 어린아이들이 맘 놓고 기댈 수 있는 어른인 모습인 것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이 책에서도 나왔듯이, 어른은 그 허울 좋은 ‘나이 값’이라는 걸 몸소 실천해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어른이 밀밭 길을 걸으며 과거의 친구인 여우를 떠올린다고 해보자,
주위에서는, 당장 웬 청승이냐며 비난할게 뻔하다.
왜냐하면 어른은 방황도 해서도 안 되고, 현실주의자여만 하는 암묵적인 사회적인 규약이 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어느 누가 그런 규약을 만든 것일까?
이렇게 되면 정말 어른은 되고 싶지도 않은 그 무언가가 된다.
나, 차라리 피터팬으로 돌아갈래~!!
하지만 피터팬은 이책에서도 나왔듯이, 현대사회구조의 병폐가 낳은 하나의 슬픈 상징물이 아니던가?
우리는 그 누구나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이 책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국, 세상은 내가 바라는 대로 움직인다는 어린 시절의 전지전능함을 포기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포기할 줄 아는 인간이 바로 어른인 것이다.
포기가 좋은 의미 일 때도 있다는 걸 알았다.
성장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며, 현실과 부딪치면서 이러한 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경험하고, 포기하면서 꿈과 현실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그러고보니 난 그동안 포기를 못해 불행했었나보다.
<어린왕자> 만큼이나 소중한 나의 지침서가 될 것 같은 이 책,
어린왕자의 독자들이여~!!
어른으로 산다는 것의 고충을 한번쯤은 헤아려 주길...
어른도, 아이들처럼 성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