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조각조각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53
샤를로트 문드리크 지음,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친구들의 사랑이란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이제 7살이 된 아들이 누군가가 좋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것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일까. 같은 유치원 여자 친구에게 금요일 편지를 받아오긴 했다. 내용은 친하게 지내자, 매일매일 같이 놀자는 내용이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그 여자 친구가 아들을 첫 번째로 좋다고 했다고.

집에 오자마자 아들은 그녀에게 답장을 정성들여 썼다. 너는 나의 소중한 친구야, 친하게 지내자란 내용을 쓰고 반짝이 풀로 예쁘게 꾸미기도 했다. 엄마의 책상 서랍을 뒤져 예쁜 봉투를 찾아와 넣어보려 했지만 봉투가 작았다. 다른 종이를 이용해 봉투를 만들고 겉에 마스킹테이프로 예쁘게 꾸며 편지도 넣고 작은 인형도 넣었다.

그것을 오늘 받은 아들의 친구는 어떤 감정일까, 란 생각들을 해보았다. 7살 꼬마들의 사랑, 9살 남녀의 사랑이란 무엇일지 보여주는 책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무릎딱지란 그림책의 글 작가 ‘샤를로트 문드리크’ 그림 작가 ‘올리비에 탈레크’의 또 다른 협업 작품이기도 하다. 내 마음이 조각조각.

친한 친구 말리크가 아버지의 직장 일로 스페인으로 당분간 가게 돼서 미셸은 많이 허전하고 막막하죠. 단짝이 떠난 빈자리에 카르멘이란 스페인 소녀가 찾아왔어요. 처음엔 말도 하지 않고 지내지만 어느새 카르멘의 매력에 빠져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듯 다가와요.

소심한 아이 미셸의 내적갈등을 다정하고 따뜻하게 풀어내니,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든답니다. 두근거림, 이별의 아픔, 상처 등등의 감정을 어린 나이의 아이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엄마는 카르멘이 예쁜지만 궁금해했어요.

난 와락 겁이 났어요. 블랑딘 르블롱 때처럼 될까 봐요.

다섯 살 때였어요. 엄마한테 블랑딘이 예쁘다고 말한 게 잘못이었어요.

엄마는 대뜸 나비 머리핀을 선물하라고 부추기면서, 그 애 이름 쓰는 법을 가르치려고 호들갑을 떨었어요. 끝내 난 지쳐 버리고 말았지요. 더는 블랑딘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았어요.

아이에게 외모적인 질문을 가장 먼저 하지는 않았는지 순간 되돌아보았고, 아이의 감정의 온도나 크기를 알 길이 없는데 감정을 부추기거나 내 맘대로 확정짓고 실행하게끔 하려 한 적은 없었나 생각해보았어요. 아이가 아직 여자애가 좋다거나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에 부끄러움이 따른 다는 것을 알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이러한 감정이 생겼을 때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는 어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으며, 나도 8살 9살에 무렵 이성친구를 좋아한 적이 있었음을 기억해냈어요. 부모님께는 물론 알리지 않았지요. 알렸다면 저도 좋은 추억으로 떠올릴 수 없었을 것도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