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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ㅣ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
책을 붙잡고 한동안 멈춰 멍하니 앉아있다가
다시 몇 페이지를 넘기다 멈춰 울음을 터뜨리다를 반복했다.
영화가 아닌 책으로 눈물을 흘려본 건 처음이었다.
물론 이 눈물은 최근의 내 상황과 여러 생각들이 책과 겹쳐 흘러내린 것이겠지만.
나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덥는 순간까지 책 속의 인물들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처음엔 천지에게 이입을 했다가 중간에는 화연이, 미라에게 이입했다가 엄마와 만지의 통통튀는 대화에선 만지에게, 엄마의 연애사가 드러나는 때엔 나의 엄마와 아빠를 떠올렸다.
천지의 죽음이라는 사실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됐고, 이후의 이야기는 모두 그 죽음이라는 사실을 둘러싼 것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 둘러싼 것들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없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던 것 처럼, 사실과 진실은 일치할 때도 있고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기에, 만약 그것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진실일 수는 있었다. 천지의 진심. 천지의 진짜 마음을 알았을 때 정말 천지의 엄마 말대로 무섭고 두려웠다. 이제까지의 삶에서 나도 어떤 순간에는 화연이였고, 미라였기 때문이었다. 또 자신의 진심을 털 뭉치로 남겨야 했던 천지의 마음은 얼마나 아렸고 외로웠을지. 미안하고 밉고 가혹했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천지는 이런 마음이 들길 바랐던 것이지만. 그리고 무엇이 그토록 겨우 중1인 천지가 자기만의 벽을 견고하고 치밀하게 만들도록 했는지 궁금했다.
*김려령 작가
친구가 며칠 전 한강에게 빚진 기분이란 말을 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멋진 말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진심으로 이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난 그렇게 김려령에게 평생 갚지도 못할, 그래서 평생 갚으려고 노력할 것만 같은 그런 빚을 졌다.
작가가 새겨내린 말 하나 하나가 고맙고 미안하고 아렸다. 무엇보다도 누군가를, 무언가를 믿고 살아나가라고 속삭여 준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