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느낌 있다
하정우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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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척 어색했다.
글씨 쓰기를 처음 배우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좀 모자란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곧 오르손을 쓸 때와는
다른 리듬감이 생기면서 속도가 붙었다.

쓰는 일에만 집중하니 마음도 점차 비워지는 것 같았다.
이상한 경험이었다.

전화번호 뒷자리나 비밀번호 같은 숫자를
한참 쓰다보니 머리가 맑아졌다.

그다음 날부터 <추격자>를 찍고
호텔로 돌아오면 왼손으로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왼손 낙서를 할 때만큼은 낯선 느낌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나는 지영민도 하정우도 아닐 수 있었다.

그 낯선 느낌이 내게 자유를 준 것이다.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을 알면 꿈도 더 선명해지는 걸까....내 그림의 길은 더 선명하고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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