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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보다 높은 향기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이상보다 높은 향기는 가을 밤에 어울리는 소설이다.
특히 작가 김재형이 MIT 우주공학 박사 출신이라는 점, 제목에서 "이상"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지독하게 공부해서, 어린시절의 꿈인 MIT 박사가 되는 과정을 담은 자기계발류의 소설이리라 생각했었는데,
보통 책보다 글자크기가 작은데다 500페이지가 넘어 중압감을 느끼에 했던 이 책은 자기계발류의 책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물론, 책 군데군데 주인공이 공부하는 과정과 무엇보다 주인공이 축구에 대한 비전을 버리고 고등학교부터 공부를 하면서 일본에 유학에 가게 된 과정과 일본에서의 공부하는 모습 그리고 MIT에 도전하는 과정 등은 충분히 독자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책은 100% 진한 사랑이야기이다. 그것도 너무나도 슬픈 결말의.
이 책을 읽으면서 첫사랑의 실패를 딛고 새롭게 찾아온 사랑에 너무나도 진지하고 순수하게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을 수 있었다.
주인공의 도전하는 모습과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10대와 20대를 돌아보았다. 후회가 밀려왔다. 다시 한번 인생을 산다면 김브든이라는 주인공처럼 처절하게 공부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 나도 김브든과 김일라처럼 참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보통 소설과는 다른 문체와 구성이라는 제한도 있었지만 정말로 감정도 이입되면서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인지, 작가에게 미안하지만 소설이 결말이 너무 싫었다. 너무 슬퍼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주인공이 너무 불쌍했다. 또, 결국 그런 결말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이 너무 안타까웠다.
오랜동안 마음에 아쉬움의 여운이 남았던 책이다. 처음에는 "이상보다 높은 향기"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 했었는데...이제서야 이해된다. 그러면서 나에게서 이상보다 높은 향기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