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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인형 상자 (양장)
정유미 글.그림 / 컬쳐플랫폼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예전에는 책을 읽을 때 작가는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하는가를 생각하면서 읽었었는데, 요즘에는 작가의 의중과 상관없이 나만의 해석에 따라 책을 읽고 그 느낌을 정리해서 마음에 담고 있다. 어짜피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 책은 책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의 몫이 아닐까?
나의 작은 인형 상자, 이 책은 어릴 적에 소꿉놀이를 했던 사람(아무래도 여성)이라면 다 해봤을 역할극이 그림책으로 나왔다고 보면 옳을 거 같다. 그러나, 단순한 역할극이 아니라 주인공 유진을 통해 등장하는 여인(엄마)과 남자(아빠)를 통해 세상의 무게가 주는 두려움, 그래서 감히 세상에 발을 내딛지 못하는 우리들이 인생을 사는 모습을 투영해 주고 있다. 그리고 궁극에는 인형상자의 문을 열고 세상에 발을 내딛는 유진의 모습을 통해 모든 선입견과 세상의 가치들을 깨고 나갈 때 세상의 무게 또한 이겨낼만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거 같다.
이 책은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한다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의 라가치상을 2015년에 수상한 작품이다. 정유미 작가 개인적으로는 2014년의 "먼지 아이"에 이어 2연속 수상이라는 영광을 누리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랑 같이 읽을만한 그림책을 찾았었는데, 오히려 나 개인적으로 큰 자극을 받은 책이다. 꿈, 비전을 위해 살겠노라고 했었으나 돈, 사회적 위치 등 여러 요인들 때문에 과감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내 모습이 "나의 작은 인형 상자"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게 다가왔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더 이상 구차한 변명은 던져 버리고 과감히 꿈을 향해 나아가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정유미 작가의 나의 작은 인형 상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혼란스럽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요즘 세상에 어른들을 위한 성인그림책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