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스테판 아우스 뎀 지펜 지음, 강명순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올 해 여섯 번째로 읽게 된 책. 도서관에서 제목과 표지, 책 모양에 이끌려 집어들게 되었다.

저자도 꽤 특이한데, 독일에서 태어나 법학을 공부해 외교관이 되었고, 마흔 살이 넘어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단하다 제 2의 인생이라니....

​<거인​Der Rises>​은 독일에서 2014년에 발표됐는데,

열 아홉 살 생일 날 키가 239센치를 넘겨 세상에서 제일 큰 사람이 되어버린 틸만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서문에 '​굴복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세상의 시선을 넘어서는 그들의 노력의 과정을 이 소설 속에서 밝혀보고자 한다​'며 말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 극복하는 과정이 참 짠하면서 감동이 있었다.

 

뇌하수체의 이상으로 인해 호르몬이 계속 나와 성장을 멈추지 않는 틸만.

그의 아버지는 대대로 기와장이라 당연히 틸만도 가업을 물려받을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큰 키로 인해 지붕에서 미끄러져 죽을 뻔 한 다음

결국 틸만은 기와장이 일을 포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하는데....

 

살면서 이렇게 내가 감당하지 못할 문제가 다가오면 '왜 나한테 이런 문제가 생겼지?', '왜 나한테만 이런 문제가 다가온거지?' 하고

분노하기도, 좌절하기도 하는데 주인공 틸만은 좌절 뒤에 희망의 싹을 틔워 결국 자신의 아픔을 극복한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런 저런 일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도 끝은 해피일거야... 믿고 싶어... 믿을래... 하며 틸만을 응원하며 읽어 내려갔는데,

처음 시작은 그닥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다 좋았던 거니까...^^; 삶의 질이 달라졌고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고.

(서가 만든 게 제일 부럽.. 역시 돈이 있어야...)

그리고 그 덕분에 틸만 자체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니나를 만났으니까!!

씁쓸하지만 따뜻했고, 읽어나가는 내내 정말 대단하다.. 멋지다 틸만, 하고 응원해주고 싶었다.

 

틸만이 극복할 수 있게 힘을 주었던 것이 바로 명상과 사색, 독서와 음악(피아노 연주)이었는데,

그 중 제일 와닿은 건 역시 독서였다. 연속해서 읽은 책이 주제가 책이라 뭔가 괜히 신기하고 반갑고 (일부러 찾아 빌린 것도 아닌데ㅋㅋ)

오랜만에 괜찮은 성장소설을 만난 것 같아서 좋았다.

다만 끝부분이... 처음엔 뭐야, 왜 이렇게 끝나. 허무해 속상해..... 하는 느낌이었지만 계속 곱씹다보니 그래, 그 끝이 제일 나은 것 같다 싶고..

기분 좋게 읽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독여주는 듯한,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주는 듯한 기분이라 좋았던 책.

 

 

특히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소설이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을 통해서 그는 다른 인생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되면, 내 경우에는 시민으로서의 목표나 야망을 더 이상 꿈꿀 수 없는 인생이었는데,

결국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리게 돼 있어. 그리고 인격과 품성을 도야하는 일에 몰두하게 돼. 정신세계도 더 풍요롭게 만들게 되고..."


"​슬프지만 동시에 위로가 되기도 해. 만약 남아 있는 게 너라면 나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뜻이니까.

그건 아주 다정한 위로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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