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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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한국소설/레모네이드 할머니/현이랑. 202105. p284

: 제목과도 잘 어울리는 배경색에 소설 속 인물 묘사를 제대로 적용한 표지 일러스트라 매우 흡족했던 레모네이드 할머니.

조용하고 반복되는 도란마을에 2주 전, 쓰레기장에서 비닐봉지에 쌓인 죽은 아기 시체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도란마을이 세워진 자리의 땅 주인이자 2달 전에 입주한 경증의 치매환자인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도란마을에서 근무하는 서이수 의사의 6살 난 아들 '꼬마'와 이 사건을 파헤쳐보기로 하는데...

부모, 자식, 손자들이 함께 도란도란 정답게 지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치매 노인들의 마을 '도란마을'.

정확히 말하자면 치매 노인 요양 병원이지만 일반 요양병원과 다르게 의사나 간호사들, 직원들이

마을 곳곳에 웨이터, 마트 점원 등으로 분해 치매 노인들의 건강을 체크하는.. 월 1,000만원의 고급요양병원이다.

영화 <트루먼쇼>가 떠오르기도 했던 도란마을.

정말 이런 곳이 있다면 치매 노인들 입장에선, 그리고 부모를 맡겨야 하는 자식 입장에선

다른 요양 병원에 비하면 꽤나 위안이 되지 않을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사실 도란마을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속은 완전히 썩어있는 곳이었다. 역시 완벽한 곳은 없는 것일까..!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말을 빌려온다면 어른들은 역겹고 애들은 불쾌한 (p121) 마을이랄까.

치매 환자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은 무척 크지만 그 자식들은 사실 부모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자신들이 받아낼 유산을 위해 부모를 그 곳에 묶어둔 거나 다름없으니..

더 많은 유산을 받아내기 위해 유언장을 바꾸려 급급하니 그런 부모를 보고 자란 손자들은 오죽할꼬..

거기다 스포가 될까봐 하나하나 나열하진 못 하지만..

그냥 온갖 안 좋은 것들은 전부 품고 있던 도란마을의 실체가 하나하나 밝혀질수록 충격적이었던.

상큼한 느낌의 겉표지와는 전혀 매치가 안 되는 내용들이 담겨있긴 하지만 그래서 더 반전이기도 했고

부동산 거물이라 어느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센캐의 모습을 뽐내주시는 츤데레 레모네이드 할머니와

6살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눈치백단에 똘똘한 꼬마 콤비의 매력에 정말 재밌게 읽어나갔던 책.

예상치 못했던 결말의 충격에 마음이 아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마음을 울려준 할머니 리스펙..!

다 읽고나서도 잔잔한 여운이 남았던 책. 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읽고 싶어졌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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