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아사이 마카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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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일본소설/연가/아사이 마카테. 20210310-11. p384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9,714m]

: 마포 김사장님(북스피어 출판사 대표님) 의 추천사와 '여자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는' 저자 인터뷰에 궁금해졌던 책.

병으로 입원한 스승 나카지마 우타코의 부탁으로 스승의 하녀 스미와 함께 스승의 서재를 정리하게 된 제자 가호.

그러던 중 스승이 당신의 젊은 날을 기록한 종이 다발을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에 읽어보게 된 수기에는 스승이 열일곱 어용 여관 이케다야의 주인 딸 나카지마 도세였을 적부터 시작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이루고, 막부 말 동란의 시대를 살아온 스승의 반생과 함께 숨겨왔던 비밀이 적혀있는데...

오늘날 일본 오천 엔 지폐에 새겨진 히구치 이치요의 스승으로 알려졌을 뿐 정보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에도 말기에 태어나 메이지 시대에 활약했던 가인 나카지마 우타코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

미미여사의 에도물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 책도 분명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사실 오천 엔 지폐에 누가 새겨져 있는지도 몰랐었고... 이름을 들어도 처음 듣는 이름이었던 데다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들어가기 전에'라며 줄거리 이해를 돕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엔 어마어마한 주석과 등장인물에 조금 정신이 없긴 했었다.

그렇지만 친절하게도 책날개 안쪽에 핵심 등장인물 간략 소개가 적혀있어서 펼쳐놓고 읽으니 도움이 됐고

초반 주석들만 열심히 읽고 독파하면, 첫 진입장벽만 잘 넘기면 완전 술술 잘 읽혀서 금방 푹 빠져 읽을 수 있었던 책.

여울을 흐르다 바위에 부딪힌 급류처럼

갈라져도 끝내 다시 만나리 (p51, 54)

이런 시대물 뿐만 아니라 가끔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와카(일본 고유 형식의 시)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마다

흠? 와카의 매력이 뭔지 모르겠네..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와카의 매력을 드디어 느낄 수가 있었다.

실존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실제 역사와 함께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만든 작품이라,

거기다 사랑하나만 바라보고 고향을 떠나온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도 담겨있기에 더 흡입력이 좋았던 것도 같다.

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화도 치밀고 잔혹함에 치를 떨기도, 안타까움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카지마 우타코의 반생을 함께 읽어나가며 동란의 시기엔 무력하게만 느껴졌던 여성들이었지만

결국엔 남겨진 여성들이 자신의 힘으로 가문을 일으키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들을 보며 대단하다 느껴지기도 했던.

님에게 사랑을 배웠네

그러니 잊는 길도 가르쳐 주오 (p349)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에도 막부 말기와 메이지 시대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배경 지식이 생겨서 좋았던.

매력적인 한 인물의 반생을, 수십 년이 지나도 계속 되는 애절한 사랑과 포용을 느낄 수 있던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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