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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괜찮아... - 마음을 전하는 사과와 용서의 시
조이스 시드먼 글, 패밀라 자가렌스키 그림, 박수현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진짜 미안한 건 아니야
네 책들을 교실 바닥에
떨어뜨려서 미안해
(하지만 진짜 미안한 건 아니야).
사라진 네 사물함 거울이
이상하게도 내 책상에서 발견됐잖아, 그것도 미안해
(하지만 진짜 미안한 건 아니야).
네 머리핀을 잡아 빼서
복도까지 나를 쫓아오게 한 것도, 미안해
(하지만 진짜 미안한 건 아니야).
나한테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다가
얼굴이 빨개지고 눈물도 글썽거렸지, 미안해
(하지만 진짜 미안한 건 아니야).
나랑은 같이 안 다니겠다는 말을
하게 해서 미안해
(이건 진짜야. 정말로 미안해
그러니까 같이 다니자).
바비가
시 속에 용서를 바라는 상대편 아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간절히 묻어난다.
이렇게 깜찍한 시를 받고 용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과의 시와 용서의 시가 대구를 이루는 시집.
아이들의 사연이 재미있다.
먹는 거에서 짝사랑, 애완동물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계 속에서 때론 힘들어하고 기뻐하는 아이들.
때로 마음보다 말이 앞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는 나에게도
이 책은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예쁘게 알려 줄 수 있는 책이다.
시는 어려운 게 아니야, 그냥 마음가는 대로 쓰면 돼. 라고 말하는 듯한.
아이들이 낙서를 했을 법한 연습장, 메모지 등에 그려넣은 그림도 정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