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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 비덜프 엮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그저 인간이라면 누구나 소중하고 남녀 성별이 다르기에 당연히 맡은 역할도 다르다고 생각하는 조금은 구식저인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다고 남자는 부엌에서 물 한방울 묻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만큼 구식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남자라는 성별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잇는지도 모르겠다. 여고에 부임하며 온갖 환상을 갖고 오셨던 남자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우리의 "극악무도“한 모습에 실망하고 말았던 것처럼(물론 기대에 부흥할 때도 있었겠지만) 나는 ‘남자’에 대한 기대가 있는 만큼 실망도 따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것을 편견이랄 수도 있고, 남성 차별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머리로는 그들이 나와 같은 사람임을 알지만, 금성과 화성처럼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언제나 좀더 믿음직스럽지 못함을, 좀더 강인하지 못함을 탓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한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남자들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성장기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이야기도 있다. 남자의 속내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다. 남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공유하길 바라는 것이 작가의 마음이었던 듯하다.
난 여자로서 여전히 남자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엄격한 환상은 아니다. 그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다. 마음이 아프면 눈물을 흘리는. 이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