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변했다란 말을 들었다. 정확히는 ‘농구실력이 별로 는 것 같지 않아’다. 그 말은 나를 왜 이리 슬프게 할까. 최선을 다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노력했다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게 저런 말이라니. 나는 평소엔 ‘타고 났다’설을 부정하는 입장이지만, 이럴 땐 믿고싶어진다. 아마 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저 설을 신봉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해도 안 되는 걸 어떡하란 말이냐! 정말 했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많이 변했다라는 말을 들었다. 정확히는 ‘쟤 성격이 원래 안 저랬는데’ 정도. 그 말은 왜 이리 날 슬프게 하는지. 손을 보면 느껴진다. 태어났을 때의 그 자그마하고 귀엽고 새하얀 손은 어디가고 핏줄이 보이고 마디가 불거지고 불그죽죽한 손이 남았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옛날엔 이렇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슬퍼진다. 난 왜 이렇게 되어버렸지? 중학생 때로, 초등학생 때로, 흙장난 하던 시절로, 태어나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감정은 이 때문이다.

 절충적인 해답, 예를 들어 ‘안 변해서 좋은 일이 있고 변해서 좋은 일이 있다’ 따위의 해답은 언제나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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