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시대 - 기술이 인류를 소외시키는 사회에 대한 통찰과 예측
브래드 스미스.캐럴 앤 브라운 지음, 이지연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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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상위 경력자가 쓴 기술의 발전과 폐해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포괄적으로 쓴 책이다. 지금까지 읽어 왔던 그 어떤 책보다도 자상하게 IT 기술 시대의 현상과 정치적 관계 등에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저자들이 오랫동안 현실 세계에서 직접 체험한 경험담과 잘 엮었기 때문이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책상머리에서 쓴 기술 관련 책과 비교해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이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 마이크로소프트가 갑자기 용맹분투하는 전사가 되기도 하고 천사로 변신하기도 하는 부분은 어쨋든 꾹 참고 읽어 나가야 한다.


다 좋은데, 번역 책 제목은 아무 생각없이 결정한 듯 해서 좀 아쉬웠다. <기술의 시대> 라니? 언제 기술의 시대가 아닌 때가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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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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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은퇴하면 와이프와 함께 RV (Recreational Vehicle)을 몰고 삼사개월 미국 전역을 돌아 다니는게 꿈이라고 자주 이야기하던 후배가 있었다. 지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물론 중산층 이상의 미국 베이비부머들이 비슷한 꿈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낭만의 노마드라고 할까.


이 책에서는 그런 낭만적 노마드와는 선을 긋는다. 나는 이를 슬픔의 노마드라고 부르고 싶다. 팍팍해진 노년 경제 생활, 온갖 돈 사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때 어찌 슬픔과 분노가 없었을까. 그 속앓이와 엉킨 삶의 변주에서 노마드의 삶을 택하는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붕과 따스한 침대가 있는 삶을 체념하고 길 위의 삶을 정당한 선택으로 받아 들이는 순간, 화장실 문제 부터 시작해서 차량유지와 주차,먹거리 문제,계절 노동 등 소소한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매일 생각해 둬야 한다. 좋은 이념과 확고한 결정이 있어도 사소한 것들이 앞 길을 막는 때가 많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다.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남으로 부터 빼앗김을 당하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삶의 한 방식으로 노마드의 삶은 충분히 의미있다. 독립적인 삶의 가치를 우선에 두는 미국인들에게는 손쉬운 판단일 수 있어도, 가족과 주변 눈치의 삶으로 꼬여있는 한국인에게는 어림반푼도 없는 결정일 수 있다. 그게 오래된 벽이다. 


같은 제목으로 이미 영화도 제작되었고, 2021년 오스카 best picture, best director, best actress 상을 수상했다. 감독은 <Eternals>(2021)도 만든 신예 Cloe Zhao. 노마드랜드와 마블스튜디오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 한 사람이 만든 두 작품으로 보기에 영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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