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세계를 혁명하는 힘 - 뉴라인 Game 001
박상우 지음 / 씨엔씨미디어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예술이라 부를 만한, 문화장르에 대해서 저자는 기존의 많은 비평가들이 시도하지 못 했던 사회학적 접근을 상당히 훌륭히 이루어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하나의 타이틀을 즐기는데 심한 경우, 몇개월 이상이 걸리는 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수성이 가져오는 함정에 빠진 듯 하다.

특히나 대부분의 예가 일본게임이라는 것은 저자의 편식적인 게임성향 내지 경험부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다양한 문화권의 게임을 즐겨 본 게이머들이라면 분명히 일본게임이 가지는 문화적 특수성(예를 들자면, 장르의 자의적 해석과 재배열, 몇몇 일본식 문화코드들에 대한 편집증 등)을 느낄 텐데, 저자는 그런 면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이 게임에 대한 일반론을 이끌어 내는 대부분의 예로 일본게임들을 들고 있다.

덧붙여 저자는 PC게임과 On-Line 게임으로 불리는 MMORPG에 대한 심각한 이해의 부족을 보이고 있다. FPS나 RPG에 대한 개념과 그 배경을 이루는 하드웨어적인 발전과 TRPG 등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정도가 아닌 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더구나 네트웍 게임들에 대한 해석은 비평가의 그것이라 하기엔 TV나 신문의 가십성 기사의 수준을 넘지 못 하는 매우 진부한 수준이었다.

이런 것들은 결국 저자의 주장에 대한 개연성을 흐리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 듯 하다.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에서 귀에 익숙치 않은 혁명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전달하고자 한 저자의 의도는 분명 뛰어나고 그 해석 또한 훌륭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의도를 뒷받침할 경험에서 부족함을 보이고 있고, 나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90년대 초반의 감성으로 2000년의 게임들을 보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