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기담 : 매운맛 여름기담
백민석 외 지음 / 읻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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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은. 공포와 호러에 가깝다기보다는 기묘하고 이상한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화들짝 무서운게 아니라 곱씹을 수록 등골이 서늘한 한장면에 오래 시선이 머물게 된다. 그래서 기대했던 것보다 맵지 않을 수는 있지만 끝맛이 오래 남는 매운맛이라고 생각한다.

네명의 작가의 각기 다른 기담을 맛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백민석 작가의 「나는 나무다」가 가장 좋았다. 500여 년을 한자리에 있었던 나무가 바라본 인간들의 행동들. 시체를 묻고 파고, 때론 애정 행각으로 몸부림을 치거나 더 크게는 전쟁과 조경사업이라는 방식으로 숲을 학살하는 행위까지. 스스로 죽을 수도 없어 그 모든 걸 온몸으로 체감하며 지켜본 나무에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작가의 말중에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고, 나를 항상 오싹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의 행동"이라 썼다. 이 문장은 뒤에 오는 다른 소설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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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을 해치는 것은 항상 사람이고, 사람이 만든 제도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엮어놓은 불평등한 관계라는 것 정도는 안다. 그런 것들이 사람을 끔직한 지경에 빠뜨리고, 고통스럽게 하고 최정적으로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한 시간에 한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무섭지 않은가? 공포는 현실에, 이 사회에, 소설의 바깥에 있다.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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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읻다출판사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itta_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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