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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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요코 / #티라미수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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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데, 어떻게 나날이 무사히 지나가는 것일까. 한탄한 후에 이번에는 문득 신기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나와 개는 마치 한탄을 찾기라도 하려는 듯, 내일 아침 또 산책에 나서리라.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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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에세이 중 일본작가가 쓴 글이 있었는데 그동안 일본작가의 작품을 기피하던(하루키 제외, 덕분에 하루키만 파고 들었...) 내게 한방을 날리기라도 하듯 생각보다 꽤나 재밌게 읽었던 모리사와 아키오의 < #사치스러운고독의맛 >

그리고 이번엔 쐐기라도 박듯이 나타난 바로 이 책. 소설가 오가와 요코의 <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이번에도 역시 그가 쓴 소설은 1도 모른채로 읽는다. 🥲

"소설을 쓰다가 피곤해질 때, 기분이 나쁜 일이 있었을 때, '아 그래 산책을 하면 되지'하고 중얼"거리며 집을 나서는 작가의 모습이 나와 사뭇 닮아서 단숨에 읽었다. 단, 그의 곁에는 노견 러브가 있고 내 늙은 고양이는 집에 있다는 차이랄까. 노견 러브를 향한 시선과 마음이 동질감으로 다가와 자주 울컥했다. 러브가 등장할 때마다 들리진 않더라도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더하는 와중에 우리집 하쿠는 캣닢가루통을 쏟아 대환장 파티를... 하..

🔖"그래, 러브. 울어도 괜찮아." 이미 경쾌하게 걸을 수 없어 휘청거리며 뒷발을 끌듯이 걷는 러브에게 나는 말했다. "이렇게라도 보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쓰다듬어줄게." 귀가 먼 러브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그저 달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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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들 겸손함이 묻어나는 소설가의 산문집은 언제나 흥미롭다. 소설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소설 밖에 작가를 만날 수 있으니 팬들에겐 이만한 선물이 또 있을까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자꾸 자꾸 알고 싶은 법이니까. 또 모르고 본다해도 뭐 어떤가. 차분한 분위기의 글은 그의 몽상을 더해 묘한 재미가 있고, 인용하고 소개하는 책과 영화는 소소한 감탄과 함께 진한 여운을 풍긴다. 그러니까 결론은 알고 봐도 좋고 모르고 봐도 재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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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가 정원을 꾸미듯, 소설도 그렇게 써야 할 듯 하다. 떨어진 낙엽 한 장, 모래 알갱이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정성스러운 손길로 구석구석까지 마음을 쓰면서도 자신의 기척을 남기지 않는다. 오가와 요코가 악전고투했다는 흔적이 어디에도 없이 인류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줄곧 거기에 있었던 거구나, 하고 읽는 이가 착각하게 되는 고요함을 품은 소설. 그런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역시,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서 홀로 악전고투하는 길밖에 없으리라.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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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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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괜찮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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