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척
레이철 호킨스 지음, 천화영 옮김 / 모모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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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시보호 센터에서 불안정한 시절을 보낸 뒤
살아가기 위해, '그나마' 안전하고 믿을 만한 존재를
찾아 옮겨다니며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구함과 동시에
근근히 생을 연명하고 있던 '제인'.

어느때와 다름없이 자신의 생활과 신세를 한탄하며
맡은 개의 산책을 시키고 있을 때,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관심을 가지는 '에디' 를 만나게 된다.

알고보니 그는 얼마 전 보트사고로 인해 죽었던 두 여인 중
한명의 남편이었고, 죽었다고 알려진 그녀의 아내는
자수성가로 홀로 성공을 이뤄낸 수십억의 자산가이자
유명 브랜드의 대표 '베 로제스터스' 였던 것이었다.

제인은 베의 이야기를 열심히 찾아보고 검색했지만
파헤쳐 볼 수록 더욱 대단한 그녀의 남자가 에디였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베가 죽음으로써 자신이 에디의 곁에 머문다는 것을
'살아있기 때문에 적어도 그녀에게는 내가 승자야.' 라는 생각으로
자기만족을 하며 에디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이 순탄치는 않았으니.
자신의 비밀보다 더욱 깊고 은밀하지만 위험했던 이 보트사건의 진실.

'범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 남편이지'

'맞아, 남편이 범인이지.'

동네 카페에서 나누던 나이 지긋한 부인들의 이야기 속에서
제인은 어쩌면 에디가 이 사건에 연루된 가장 유력한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휩싸여 여기저기 사건의 퍼즐을 끼워맞추기 시작한다.

처음 에디의 모습이 점점 더 다른 사람처럼 변해가는 모습에
제인은 어쩌면, 에디가 베처럼 자신 또한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었지만.
마주하게 된 진실은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죽은 줄 알았던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보다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그녀가 너무나 침착하게 행동한다는 것.
에디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베는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든지 없애버릴 수 있는
똑똑한 여자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계획 모두가 무너지는 순간 에디가 했던 극단적 선택.
그녀와 그는 돌아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어졌고,
그와 결혼했던 제인은 그녀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사건이 해결되며 얻어지는 마음의 평화와
가난속에서 탈출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그가 그녀에게서
넘겨받은 재산을 양도한다는 유서로 인해 받은 회사와 재산까지.

둘의 비밀의 댓가로 받은 선물인 양,
제인의 인생은 마침내 안전궤도로 접어들 수 있었다.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비로소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읽을 때마다 충격과 충격을 거듭하는,
솜털 끄트머리까지 날카롭게 바짝 세워줄 수 있을 만큼의 소름돋는 결말.

이야기의 중반부터 당신의 뇌는 마치 감전당한 것처럼
정지상태가 되어버릴지도 모를 것이다.

심장이 얼어붙을 만큼의 긴장감을 선사하는
레이철 호킨스 저자의 장편소설 <기척> 으로
올 가을, 이들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함께 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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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
장윤희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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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밤은헛되지않았다

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 - 장윤희 지음 / 서평글

글을 쓰다 우연히, 디엠 하나를 받게 되었다.

"작가님! 서평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글 쓰던 초기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응원을 해주시던
작가님들 중 한 분이셨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하여 읽게된 글짱 작가님의 책.
<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 를 마주하게 되었다.

작가님께선 평소 글을 참 달달하게 쓰셔서
이번에 서평 또한 잘 해드릴 수 있을까, 내가 표현을
미처 다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책장을 넘겨 한 장, 한 장 읽어가는 그 순간.

'아, 맞다. 이 작가님께서는 사랑을 참 예쁘게 표현할 줄 아시는
달달하고 따스한 필력을 가진 작가님들 중 한 분이셨지!' 하고
머리를 탁- 치게 되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읽어내리던 내용들은 모두 사랑에 대한
아픔과, 사랑할 때 느껴지는 것들과 연인과 함께 있으면
품게 되는 마음들을 섬세하게 다정하게 새겨놓으셨던 것이었다.

-
*p.92 [이런 기분이겠지] 에서 발췌함.

너와 나란히 발맞춰 걷는다면
둥실둥실 구름 위에 떠 있는
살랑살랑 바람이 속삭이는
코끝 진한 향기로운 꽃길 달리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쏟아지는
은은한 달빛 조명 비추는
아마도 이런 기분이겠지.

너와 나란히 발맞춰 걷는다면
어깨가 닿을까 수줍게 설레고
손끝이 스칠까 짜릿하게 두근대는
나의 심장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게 되는
아마도 이런 기분이겠지.
-

읽었던 글 중 이 글이 가장 마음에 닿은 구절이었다.
'심장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게 해 준' 사람.

얼마나 심장이 뛰었으면, 얼마나 그를 사랑했었으면
그 순간 그토록 설레어 심장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었을까.

사랑을 몽글몽글하게, 포근하고 달짝지근하게 잘 적어내려
표현 또한 다정하고, 마음을 데워주는 사랑에 관해서는
마치 난로를 심장 언저리에 얹은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여
따스함이 잘 배어나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을엔 꽤나 쌀쌀해지는 날에 몸이 움츠러드는 만큼
사랑에 대한 감성 또한 센치하게 바뀌며
서운할 땐 더욱 서운해지다가도 좋을 땐 또 그리도 좋은.
변덕쟁이가 된다고도 한다. 그래서 '가을 탄다' 라는 말도 있듯이.

이 계절에 장윤희 작가님의 책
<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 를 마주하는 여러분의 삶에선
사랑이 더욱 예쁘게 익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말해주고 싶다.

이건 역시나 '사랑'이었구나. 라고 단 번에 느낄 수 있는.
사랑으로 시작하여 사랑으로 끝맺음 하며
결국은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그러니, 우리 이 계절에 사랑을 조금 더 깊이 머금토록 하자.
안온한 밤, 그대를 사랑해온 그 기억이 결코 흐릿해지지 않도록.

이상, 서평모든밤은헛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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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
지월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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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달이말해준것들

"달은 하늘에만 떠 있는 것이 아니었어. 땅 위에도 달은 있단다."

영롱하게 비춰주는 달빛.
그 은은한 빛에 스르르 눈을 감으면
고요한 밤의 정적이 우리를 감싸 안은 채
고단했던 하루를 보상하듯 토닥이는 기분마저 든다.

지월 작가님의 이 책 또한 그랬다.
마주하는 일상이, 무료해지지 않으려면.
어두운 우울에서 벗어나보는 시도를 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우리는 또 다시 성장할 것이라는 응원.

주저앉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고 다시 일어날 거에요.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 또한, 가득 찬 보름달처럼 빛나기를.

책 속에선 에세이 형식의 글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내게 와닿는 것은
'당신은 마음 속 살인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였다.

또한, 사람은 살다보면 한번쯤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
이 글도 굉장히 와닿음을 느꼈다.

힘들었을때, 너무 지쳐있었을 때 나 또한 그랬었으니.

'그랬으리라' 가 아니라,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갔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보다 더 빛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몸은 선선함에 따스한 곳을 찾고,
가을이라는 계절 속 허해지는 마음은 채울 곳을 찾아 방황하지만
이런 시기에 지월 작가님의 글은 큰 위로와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조금은 다독여주고, 으쌰으쌰 푸시해주며 북돋아주는.
힘내! 할 수 있어! 하고 예쁜 미소로 곁을 지키는 동반자처럼
은은하게 언제나 응원해주는 메세지를 녹여 내었기 때문에.

이런 계절, 흔들리는 감성 속 마음을 붙잡고 나아가고 싶다면
지월 작가님의 <어느날 달이 말해준 것들>과 함께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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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으로, 다시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향기시집 1
나태주 지음, 한서형 향 / 더블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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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봄을 닮은 향과, 그 향에 걸맞은 따스한 시가 만났다."

처음 이 도서를 받아들었을 때엔
향기시집이라고 해서 한참동안 커버 향을 맡겠다며
킁킁댔던 헤프닝이 있었다.

좋아하는 라벤더 향이 가득 베인,
허브내음이 은은하게 코 끝을 맴도는 기분좋은 향.

나태주 시인의 글은 '풀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정작 시집을 열어보니 이분은 원래부터도
글자 안에서마저 따뜻한 온기를
새길 줄 아는 분이구나 하고 느꼈다.

단순한듯 하지만 섬세한 표현과
눈 앞에 보여지는 것 같은 생생한 필력,
그리고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정감있는 온도까지.

왜 다들 나태주 시인의 글을 '바이블'로
삼을 수 밖에 없는 것인지를 알아갈 수 있었다.

봄도 여름도 지나갔던 계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푸릇한 새싹처럼 싱그러움을 담아내어
가을이라는 계절에서도 봄내음을 느낄 수 있는 시 였다.

꼭, 반드시.
나태주 시인을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무릇 작가들 마다 가지고 있는 글의 온도와 감성이 다르다고 하지만
나태주 시인의 글은 순간순간 생생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선선해진 가을 날,
싱그러운 향기와 마음 훈훈한 글을 맛보며
감성에 한가득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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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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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실은 수면 아래, 더 이상 떠오르지 않은 채 가라앉았다.'

무령이라는 외진 곳에 발령을 받아 지내게 된
서울 출신의 진타수 경장은 어느날 걸려온 한통의 급한 전화에
서장이 부탁한다고 말한 사람을 찾아 차에 올라탄다.

태수가 부탁받았다는 그 상대는 혜주라는 여자였고,
집으로 무사히 데려다달라는 말에 따라 그녀를 태워
운전을 하던 것도 잠시, 이내 술기운 탓인지 아픈것인지
그녀는 산길에서 여러번 속을 게워내며 신물까지 모두 뱉어낸다.

그 상황을 보던 태수에게 약을 사다달라는 부탁에
그는 약을 사다주었고 그녀의 집에 바래다 주지 못하게 되자
결국 자신의 집에 데려가 누울자리 한켠에 그녀가 편히 잠들도록
이부자리를 마련해 주고 그 옆에서 그녀를 지켰다.

이튿날 집에 들어오지 않은 그녀를 걱정한 그녀의 아버지인
마을 군수가 다시 경찰서에 연락을 해, 태수는 그녀를
그녀의 아비인 군수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 않다는 생각에
이것 저것 알아보던 태수에게 현직 검사가 실종되는 사건이 들어오고
무령 서에 있는 사람들은 사건을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명을 받는다.

그 과정중에 복권을 사던 이, 그리고 일찍 퇴근하겠다며 사라지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태수는 묵묵히 할일을 해나갔다.

그리고 그 날 밤, 수상한 차림새의 두 사람을 보게 되어진다.
삐에로 분장을 한 남자와, 바니. 즉, 토끼역할의 분장을 한 여자가
뛰어가 차를 잡아타고 빠르게 사라지는 장면을.

태수는 뭔가 수상한 냄새를 맡았는지 사건을 열심히 파헤치고 다니다
사라진 검사가 찍혀있는 한 CD 하나를 직원의 연락을 받고 방문한
모텔에서 발견하게 되어지는데, 가학적인 성관계를 하는 영상 속에서
눈이 뒤집힌 채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 실종된 검사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약에 취한 듯한 검사의 표정이 담긴 CD뿐 아니라, 저수지에서 발견된
검사의 신분증, 마약이 담긴 전자담배케이스를 건네받은 누군가,
무엇인가 확실하게 이상했던 분장한 채 차를 잡아타던 그 두 사람과
그 모든 증거를 가능한 빨리 묻어버리고 싶어하는 듯한 동료 검사까지.

점점 파헤쳐지는 사건들과 더욱 심각해지는 증거물들에 태수는
이 사건이 결코 평범한 사건이 아님을 알고 끝까지 추격한다.

위 소설에서는 범죄를 위해 범죄를 저지르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거북한 거래들과 어두운세계의 부조리함을 파헤치는 과정 중에서

"때로는 수면 아래에 가라앉은 채 떠오르지 않는 진실도 있는 법이야."
라고 답하는 군수의 의미심장한 말이 이 사건이 얼마나 심상치않은
사건인지를 점차 깨닫게 만든다.

"한 나라의 정권이 바뀌면, 그 바뀐 정권 사이에서 누군가를 저격하고
저격당한 누군가는 반드시 살아남지 못한다."

밀려난 검사 둘이, 살아남기 위해 가담한 일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도 크고 깊은. 거금의 범죄자금까지 드러나는 이 소설은

사람의 어두운 세계속에서 보여지는 탐욕과 잔혹함, 그리고
거짓이 얼마나 치밀한 계획으로 돌아가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의 나름대로의 특징이라면 "," 과 같은 대화부호를 쓰지 않고
그저 글처럼 써내려가면서 대화를 함께 곁들였다는 것도 있겠지만
여러번 읽어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여럿 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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