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슬로리딩이라는 의미는 한 권의 책을 조금씩 읽으면서 단어나 시대, 관련된 자료들도 찾아보고 장소도 가보는 등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탐구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슬로리딩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은 일본의 한 특이한 교육법이 알려지면서부터이다.
일본의 명문학교 나다교.
공립학교에 떨어진 아이만 가던 후기 학교 나다교를 일본 최고의 명문고로 이끈 주인공이 바로 저자 하시모토 다케시이다. 나다교에서 특별한 수업을 받은 졸업생들이 사회지도층에 분포하게 되고 그의 특이한 수업이 알려지면서 그의 수업방법을 슬로리딩으로 명칭 하게 된다.
그 특별한 수업방법이란 정규 국어 수업 대신 <은수저>라는 책 1권을 3년 동안 읽게 하는 수업이었다.

그는 한 가지 책을 3년 동안 함께 읽으며 학생들에게 배움의 방법과 기쁨을 가르치고자 했다. 아이들이 배우는 방법을 터득하여 스스로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일이야말로 교사와 부모가 해야 할 일이라 믿었던 하시모토 다케시. 그런 그의 '노는' 공부는 대성공을 이루었다. 후기학교였던 나다교가 일본 제1의 명문고가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면서 아이들에게 삶에서 가장 귀중한 도구를 터득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일을 계속한다는 건 고역입니다.
배움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노는' 기분으로 배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이것이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18p>



아이들은 일단 자연스럽게 무언가에 흥미를 갖게 되면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 의욕을 품게 되는 법이지요.
그런 점에서 '노는 교육'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25p>


이 책은  저자의 100년에 걸친 그가 경험한 '배움의 힘'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순히 슬로리딩의 방법적이고 효과적인 면만을 다룬 것이 아니다. 슬로리딩을 진행하게 된 그의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슬로리딩의 방법만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처한 상황과 특성에 맞추어 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은 총 5파트로 나뉘어 있다.
Part1은 배움의 기본, '배우는'것은 노는 것이고 '노는' 것은 배우는 것,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라고 권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스스로 놀면서 배우게 된다고.


Part2는 배우는 즐거움의 디딤돌이 되는 국어에 대한 내용이다. '읽기'와 '쓰기'의 균형을 강조한다. <은수저>를 통한 국어 교육은 정답을 찾는 획일화된 입시 교육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었다. 소설을 읽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단어를 찾아보고 내용과 관련된 샛길(책 안의 이야기와 관련된 모든 배움)을 공부하고, 경험하고, 토론하면서 사고력이 넓어지게 된다.


Part3은 배움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신출내기 교사로 나다교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와 나다교의 특이한 방침(한 선생님이 나다중, 나다고 6년 동안 같은 학생을 담당, 교육 방법에 대한 간섭 일절 없음.)을 통해 슬로리딩이 탄생한 배경을 알 수 있다. 그가 아이들을 50여 년간 가르치며 깨달은 자유와 책임에 대한 기준선을 담고 있는 장이다.

Part4는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과 '깨달음'의 샛길을 말하고 있다. 이 번 장은 어른들을 위한 내용이다. 취미를 통해 인생의 폭을 넓히고, 인생을 더 즐겁게 살라고 전한다.
Part5는 인생이란 배움의 연속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그가 100년 동안 축적해 온 살아가는 힘의 발자취에 대한 내용이다. 그의 인생철학이 이 마지막 장에 담겨있다. 

과연 경제적 측면만으로 인생의 성공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의 성공이라는 겁니다. <152p>




나는 슬로리딩이라는 단어를 <부모공부 - 고영성 저>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고, 엄마방송국(네이버카페)에서 진행하는 스터디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한 권을 몇 달, 몇 년에 걸쳐 읽으며 연구한다고?'라는 단순한 생각에 지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금방 싫증 내는 타입이라...)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자 슬로리딩이라는 것이 단순히 한 권의 책을 오랫동안 읽고 연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름은 슬로 리딩으로 부르지만 사실은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평생에 걸쳐 해야 할 공부와 배움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인 것이다. 그러한 안내서를 만나 기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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