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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부방 - 평생 경력단절 없는
임보라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12월
평점 :

아이가 두돌이 다되가니 이제 슬슬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 안에는 어린이집도 보낼테고, 그럼 내 시간도 좀더 생길테니 일을 하긴 해야할 거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 심심함이 문제다. 방송작가 일을 오래하다 과외도 하고 국어논술 강사 일을 제법 했었다. 결혼전 일하던 회사가 강남이다 보니 아직도 예전 학부모들로부터 복직 안하시냐, 과외 안하시냐 종종 묻는 전화가 오곤한다. 아이가 젖먹이일 때 아이를 집에 두고 용인에서 강남까지 과외를 몇달 하러 가긴 했는데...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넘 많다보니 오래하기 힘들더라고. 그래서 우리 동네에서 과외를 시작해볼까 하고 타이밍을 보고 있긴 했었다. 근데 또 막상 일을 다시 시작하려니 덜컥 겁이 나더라고. 과외 특성상 한번 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무지무지 바빠진다. 주말도 없고, 밤도 없다. 그런 생활을 다시 시작하려니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 같아 망설여지더라. 뭐, 그것도 핑계지만.
그러다 올 10월에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공부방이나 해볼까?하던 참이었는데 마침 <엄마의 공부방>이라는 책이 나왔길래 냉큼 읽었다. 주변에 공부방 하는 동료 선생들이 있어서 도움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뜬금없이 오랜만에 전하해서 그런거 물어보려니 뻘쭘했는데. 이책,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책이더라고.
글쓴이는 결혼과 출산을 하고 경력단절이 될뻔한 위기를 '공부방'으로 넘긴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하며 '공부방' 망하지 않고 성공시키는 노하우를 이책에 담았다.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고, 본인이 발품팔고 직접 겪었던 경험담을 담아내서 그런지 부담없이 술술 읽히더라. 공부방, 적당한 장소 추천부터, 홍보 비법, 학생 모으는 법, 말 안 듣는 아이 컨트롤 하는 법, 돈 들이지 않고 홍보하는 노하우... 등 진짜 공부방 차릴 때 꼭 필요한 꿀팁들이 한가득이다. 개인과외교습자 신고 방법, 개인과외교습자표시제와 같은 꼭 알아야 하는 법적인 내용도 담겨 있다. 공부방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다만, 글쓴이는 초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공부방을 차린 사례라 그 이외 공부방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것이 쬐끔 아쉽다. 아무래도 과목이나 대상이 다르면 공부방 운영도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데 진짜 이거 읽다보니... 국어 선생인 내가 영어 공부 좀 해서 초등 대상 영어공부방을 차려야하나?라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아오, 요즘 별의별 생각을 다 하는 듯하다.
암튼, 글쓴이는 영어 공부방을 차리기까지 준비기간이 무려 5년이 되었다고 한다. 시장 조사부터, 자료 모으기 등 덜컥 공부방부터 차려놓고 준비한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고 준비해서 공부방을 차린 거다. 나도 당장은 아이가 어려서 공부방을 차리는 건 무리지 싶고 조금씩 자료를 모으며 과외든 공부방이든 시작해봐야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