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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평점 :

아이 키우다보면 하루하루가 지루할 일이 거의 없지만. 매일 반복되는 육아 일상 속에 뭔가 색다른 일이 생기길 바랄 때가 있다. 결혼 전에 내가 가졌던 꿈들을 그려보기도 하고, 전혀 실현 불가능한 일들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근데 뭐, 그런 일들이 내게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우니. 이런 책으로 대리 만족을 얻는 수밖에.
<만체보씨네 식료품가게>는 프랑스 파리에서 식료품 가게를 하는 아랍계 만체보에게 벌어지는 뜻밖의 일을 그려낸 소설이다. 그 뜻밖의 일이란, 만체보가 상상도 하지 않았을 '스파이 미션'! 아이들을 위해 튀니지를 떠나온 지 30년. 식료품 가게를 하며 열심히 살아온 그에게 어느날 밤 한 손님이 찾아와 많은 돈을 주겠다며 만체보에게 이상한 일을 제안한 거다.
이 소설은 만체보 한명이 주인공이 아니라 HSBC 기자인 '나'도 또 다른 주인공이다. 만체보씨와 함께 미션을 받게 되는 인물. '나'에게도 퇴근할 때마다 받는 꽃다발 속에 정체 모를 미션을 받게 되는데.
'나'와 만체보의 평범했던 일상이 호기심으로 받아든 미션 때문에 미스터리하게 바뀌게 된 거다. 평범하고도 평범한 두 사람의 일상이 조금씩 바뀌는 걸 보면서 내 일상에도 이런 활기(?)가 생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한때 CSI를 꿈꾸기도 하고, 사립탐정을 꿈꾸기도 했던 나에게 이 책은 육아에 지친 내 일상에 즐거움을 더해줬다. 정체모를 '미션' 하나로 두 사람의 삶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니. 지금의 내 일상을 한번에 바꿀 뭐 쌈박한 일 안생기나?라고 은근 바라게 되네. 움... 막상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평범했던 일상이 그리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