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학교를 안 갔어! - 아들과 훌쩍 떠난 세계일주 1년, 아빠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백은선 글.사진 / 책과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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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부모가 주는 최고의 선물은 물건이 아닌 다양한 경험이 아닐까? 성인이 되면 그런 경험을 아이들 알아서 하겠지만 성인이 되기 전에는 아이가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멍석을 깔아줘야한다. 나 또한 꼬순이가 아직 걷지도 못하는 돌쟁이지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긴 하다. 주말이면 이리저리 놀러도 많이 데리고 다니고, 평일에는 꼬순이와 함께 도서관 자원활동도 하고, 얼마전부터는 텃밭 가꾸기까지 시작해서 꼬순이가 진짜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부지런을 떨고 있다.

 

근데 아직 꼬순이가 말을 하지 못하니 이런 엄마의 노력이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 어떤 효과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꼬순이가 좋아하기는 하는 건지 궁금하더라고. 다행히 도서관은 꼬순이가 아주 좋아해서 도서관 가서는 잘 웃고 잘 논다. 물론 엄마는 자원활동하고 꼬순이는 다른 사람(?)들이랑 놀긴 하지만.

암튼 꼬순이가 이것만은 알아줬음 좋겠다. 엄마가 너를 위해 아주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다음주 수요일이면 꼬순이랑 단둘이 제주여행을 떠난다. 엄밀히 말하면 단 둘을 아니지만 그 제주여행을 결정하는데는 이 책의 영향이 꽤나 컸다. 제목만으로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이책! 이책을 읽고나서는 나도 이런 책을 꼭 쓰고 싶다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럴려면 우리 꼬순이와 함께 열심히 여행을 다녀야겠지? 그래서 기회만 된다면 무조건 떠나자! 그런데 제주도 여행의 기회가 온 거다! 그래서 덥썩 물어버린 거지.

 

이책이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집숭이 엄마가 아이와 단둘이 제주 여행을 가게 만들었을까?

 

 

 

이책은 1년 동안 학교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와 아빠가 39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글쓴이인 두 사내아이의 아빠가 사진 찍고 여행기를 쓴거다. 사실 책 제목처럼 아이를 1년 동안 학교에 안 보내고 여행을 다닌다는 결정을 하기 정말 쉽지 않았을거다. 근데 글쓴이는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겠다는 결정에 앞서 자신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왔다. 20년 가까운 직장 생활에 지쳐 회사도 싫고 집에도 있기 싫었던 것. 그래서 아내에게 1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겠다고 했단다. 당연히 아내가 오케이 하겠냐고? 안하겠지. 두 아들의 엄마인데 말이다. 며칠간의 협상 끝에 두 아들을 데리고 가는 조건으로 세계 일주 허락을 받은 거다! 와 그럼 그 아내분은 1년간 자유부인!! 부럽!

아내에게 허락을 받긴 받았지만 막상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1년 동안 여행할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했단다. 근데 이분 준비성이 참 대단했다. 이미 세계 일주를 경험한 선배도 만나고 4개월간 차근차근 준비를 했단다. 하긴 남자 혼자 여행을 하는거라면 준비랄게 어디 있겠나? 잘데가 없으면 허름한 곳에서 혹은 길에서도 잘 수 있는거 아니겠나? 근데 아들 둘을 데리고 가는거니 제대로 준비 안했다간 애들 고생은 물론이고 아내도 가만히 있지 않을거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새 학기가 시작되기 얼마 전에 아이들 학교에도 이야기를 했단다. 1년간 아읻르과 함께 세계여행을 하겠다고 말이다. 당연히 아이들 학생부는 1년간 장기 결석! 여행 다녀온 다음엔 그 학년을 다시 들어야한다. 글쓴이는 1년간 학교 밖에서의 배움이 더 크리라는 믿음에 그러겠다고 이야기하고 아이와 함께 세계 여행을 시작한다.

 

그들이 다닌 곳은 무려 39개국!

 

이책은 아빠가 아이들에게 남기는 여행기와도 같은 거다. 이런 책 한권을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가? 인도여행을 첫 여행지로 떠난 삼부자들은 정말 별의별 고생을 다 한다. 다양한 기후와 풍토병 있는 나라를 대비해 처방받고 먹은 약 때문에 죽다가 살아난 일, 여행 중에 교통 사고를 당한 일, 날씨가 좋지 않아 원하던 일을 하지 못했던 일. 정말 그냥 회사 다니고 학교를 다녔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일을 삼부자는 겪게 된다.

 

아이들 또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그곳 또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 특유의 붙임성으로 금새 그곳 친구들과 친해지더라. 물론 이 두아이가 참 밝고 건강하긴 했다. 그러나 난 이 우아들 데리고는 세계 여행 못하겠고요!

 

이책은 아빠가 아들에게 이야해주는 말투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아빠를 둔 두 아들이 정말 부럽더라고. 그렇다고 우리 아빠가 부족하다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진짜 아들은 엄마가 줄 수 없는 무언가가 많잖아. 남자들과의 끈끈한 연대 같은거 말이다. 이런 연대감을 세계 여행을 통해 가졌으니 이 두 아들은 정말 멋진 남자로 성장할 수 있을 거 같더라고. 언젠가 아빠와 함께했던 여행지를 두 아들이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느낌은 또 새롭겠지?

 

한의 에피소드마다 아빠가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들이 있다. 이런 조언들은 어릴 땐 잘 모르겠지만 두 아들이 자라게 되면 정말 도움이 될 거다. 아빠가 아닌 인생 선배의 조언이니까 말이다.

 

이 두 아들의 일기장!! 와 대박이지 않은가? 이 두 아들이 1년간 학교를 다녔다면 일기장 속 이야기가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을까? 나도 초딩 시절을 떠올려보면 가장 어려웠던 게 매일 자기 전 일기 쓰기였다. 글 쓰는게 어려운게 아니라 글 쓸게 없어서 일기를 쥐어 짜내기가 어려웠던 거다. 그냥 매일이 똑같으니 말이다. 그래서 꼼수를 쓴게 그날 뭘 먹었는지를 쓰거나, 흔히 말하는 먹방 일기지. 혹은 동시를 지어내기도 하고 심지어는 없는 이야기도 지어내곤 했다.

 

그런데 두 아이들은 1년 동안 세계 여행을 다니며 매일 새로운 일이 그들 앞에 펼쳐진 거지. 그러니 일기를 안쓸래야 안쓸 수가 엇었을 거다. 나도 꼬순이가 자라서 일기를 쓰게 될 때쯤이면 매일 고민 없이 일기를 쓸 수 있을 만큼은 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책 내용 중 태국 거리에서 둘째 아들이 인도에 있는 가로등을 이마로 들이박은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읽었다. 얼마나 세게 박았으면 혹이 엄청 났는데 그 옆에 형의 반응이 참 귀욥다. 동생 혹을 보고 빵터진거지. 둘째 아들은 세상 구경이 넘 신기해서 눈 앞에 있는 가로등을 미쳐 보지 못했던거였다. 이렇게 이마에 커다란 혹이 났는데도 울지 않고 의젓한 아이를 보고 있자니 와! 그동안 세계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자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빠는 그 와중에 너가 무지 아플텐데도 웃어서 미안하다는 글까지. 글쓴이의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더라고.

 

"이 아이들의 미래에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나는 책!"

 

이 말이 딱인 서평이더라. 물론 나는 질투의 감정보다는 우리 꼬순이도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줘야겠구나 하는 '분발'의 감정이 더 컸지. 이 두 아들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돈으로도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경험을 한거 아니겠나?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겠지. 엄마 없이 아들 둘과 세계여행이라니!

"아들아, 학교의 지식보다 경험의 지혜로 살아가렴."

 

나도 이말은 꼬순이에게 참 해주고 싶은 말이다. 세상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게 너무 많으며 책으로도 그 한계가 있다는 거. 책은 나이 들어 놀러 다니기 힘들 때 읽어도 충분하다는 거. 그러니 젊을 땐 무조건 경험하라고. 온 몸으로 부딪혀보라는 말을 꼬순이에게 꼭 해주고 싶다. 그리곤 블로그에 포스팅 하거라!! 꼬순아 알겠지?

 

암튼 이책을 읽고 한 가지 프로젝트를 기획중인데. 움, 꼬순이와 평일 하루 무박으로 놀러 다니는 거 말이다. 나야 뚜벅이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지. 이번 5월에 제주도와 일본 여행을 다녀온 뒤 6월부터는 일주일에 한번은 집을 나와 꼬순이에게 재미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그럴려면... 아!! 정말 내가 부지런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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