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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그림 - 드로잉 ㅣ 일상의 아르테
이은설 지음 / 나무수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언제 안 바빴던 때가 있었나 싶지만. 꼬순이가 두돌 지나고나면서부터는 부쩍 육아에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다. 28개월 꼬순이, 아직 얼집엔 안가지만 말귀를 거의 알아들으니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도 크게 힘들지는 않더라. 아이 혼자 노는 시간도 많아지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여유시간이 생기면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뭐가 되었든 새로운 걸 만들어내고 싶은 거지. 난 언제나 그런 욕구가 가득한 사람인데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았던 터라 글 이외에 다른 생산적인 걸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많았다. 그래서 우쿨렐레 배워서 어쿠스틱 밴드도 만들었고요. 늘 손으로 뭔가 만드는거 좋아해서 뜨개질이며 바느질도 했고요. 그러다 아이 낳으면서 글쓰는 이외에 모든 생산적인 일? 올 스탑!!! 창작 욕구를 분출하지 못하니 자꾸 삶이 팍팍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끄적끄적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그림 그리기.. 돈 안 들고, 시간 장소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음!!!
솔직히 그림도 일단 그리기 시작하면 되지만. 뭐든 책으로 먼저 배우길 좋아하는 나라. 요즘 그림 그리기책 꾸준히 모으고 있다. 나무수출판사의 <좋아서 그림> 요거 펜만 있음 당장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이라 완전 좋음!

요건 완전 초보자들도 그림그리기 도전해볼 수 있도록 드로잉 도구와 사용법, 워밍업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놨다. 도구별 특징도 깔끔하게 정리해놨고요. 그림 잘 그리려면 비싼 도구 필요한가? 아니다. 이 책 모든 그림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모나미 플러스펜으로 그렸다고! 요즘 이거 하나 얼마하려나?
드로잉 응용법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이책과 함께 당장 드로잉 시작할 수 있다!!

사실 창작의 욕구가 있다 하더라도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 눈 앞에 놓인 백지가 넘 두렵기 때문이다. 백지 두려움이 전혀 없는 28개월 꼬순이는 하루에도 몇장씩 스케치북을 채워나가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왜냐고?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바로 내 속에 숨어 있는 깐깐한 검열자 때문이다. 내 그림을 보고 내가 부끄러운 거다. 그럼 그마음에 28개월 아이에게는 없는데 왜 우리에겐 있냐고? 뭐.. 사람마다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학창시절 미술 교육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 순간 그림을 그리면... 늘 비판당함! ㅜㅜ 그러면서 내 안에 검열자가 자리 잡게 되는 거지.
근데 드로잉 책 <좋아서 그림>은 백지가 아닌 옅은색으로 밑그림이 그려있어서 그림을 못그리는 사람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백지를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 그리기만 하는 노트는 아니다. 밑그림에 나만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여백이 있어서 충분히 나만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