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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이야기 -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2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평점 :

아이가가 알아듣는 말이 많아지니 살짝 고민이 생긴다. 궁금한게 많은 시기니 이건 뭐야? 이건 뭐지?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줘야하는데
가끔 대답해주기 곤란한 질문을 할 때가 있다. 그림책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자연관찰책 속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는 사진을 보고는 호랑가 물고
있는 걸 가리키며 "이게 뭐지?" 한다. 토끼라고 대답했지만 아이는 엄마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이다. 호랑이 입에 왜 토끼가 있지? 하는
표정... 여기서 엄마는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줘야 하는 건가? 아니면 대충 둘러대며 넘겨야 하는 건가? 고민이 되는거지. 일단 난 꼬순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을 해주는게 맞다고 보는데... 그게 또 아이에게 어떤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건 아닌가 싶더라. 자연관찰 거미책을
보다가 거미가 다른 곤충을 잡아 먹는 그림을 보고 자세하게 설명해줬더니 "무서워!" 이러면서 그 뒤로 거미책을 절대 안보려고 하더라고. 벌써
편견?이 생겨버린거다.
그래도 사실 그대로 이야기해줘야 하는
걸까?
이책은 거짓말같지만 진실인 세계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다. 글밥 적고
짧은 이야기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 그림책!

대한민국에 사는 솔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다. 꿈이 화가고요. 평범한
아이의 평범한 꿈!

하지만 키르기스스탄에 사는 하산은 매일 지하 갱도에서 오십 킬로그램이 넘는 석탄을 실어 올려야된다. 지구반대편 어느 곳에서는 솔이와 같은 아이가
힘든 일을 하며 또래답지 않은 꿈을 키운다.

콩고에 사는 칼라미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다. 아프리카 내전에 동원된 소년들. 그림책엔 아이가 전쟁터에 끌려 갔다고 이야기하지만 만약에
아이가 이 장면을 보고 "왜? 왜?" 라고 묻는다면 어디까지 설명해줘야 되는 걸까? 소년이 들고 있는걸 가르키며 "이게 뭐야?"라고 물으면
"총이야.."라고 대답하고 끝내야하는 건지... 아님 총의 용도를 설명해야 하는건지... 점점 엄마의 무게가 커지는 느낌이다.

만약에 아이가 이 소년, 소녀들 이야기를 보고 "에이 거짓말이지?"라고 묻는다면... 우린 이렇게 대답해야할거다. "아니, 거짓말
같은 우리의 진짜 이야기란다." 슬프지만 진실을 이야기해줘야겠지... 근데 도대체... 몇살때
쯤?
이책은 2011년 볼로냐 국제어린이 도서전에서 논픽션 부분 라가치 상을 받은
그림책이다. 지금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 나가고 있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간결하게 전하는 이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의
어두운면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물론 27개월 아이는 이 그림책에 담긴 모든 뜻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지하 갱도에서 석탄을 들고 오르는
오빠가 힘들어한다는 걸 느끼고, 우간다에서 말라리아로 아파하는 오빠를 보고 아야아야 한다...라며 공감의 표현을 했었다. 아이의 공감폭이 조금은
넓어졌으리라... 유아들을 위한 인권 그림책, 강경수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처음 접하게 하는 것 괜찮은거 같다. 이 그림책
한권으로 우리 아이가 "세계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울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