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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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사를 앞두고 책장 정리 열심히 하고 있다. 아이 책은 늘어나고 내 책은 헌책방으로 보낸다. 내책을 정리하다보니 다 읽은 책이라도 헌책방을 보내지 못한 책들이 많더라. 고전이라면 따져볼 것도 없이 박스행. 그렇지 않은 최근 소설은 읽었다면 무조건 헌책방행이다. 10~20대 땐 소설이 그리도 재미 있었는데 30대가 되니 내 삶이 소설이다. 아이 낳고 나면 내 삶은 소설보다 더한 스릴이 담긴다. 그러니 맘 편히 소설책 붙잡고 있을 시간이 없네. 그래서 잡게 되는 책은 인문사회랑 실용 분야다. 요즘엔 소설이 내게 위로가 되어주지는 않더라고. 물론 삶의 어느 순간, 소설이 미친듯이 땡길 때가 있긴 하겠지.

이책은 아주 오래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아마도 20대였던 듯. 당시에도 로버트 폴검이 이야기가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출간30주년 기념판 역시 시작부터 인상적이다. 보통 출간 몇주년 기념판이라면 잘못 된 부분 오류를 수정하거나, 혹은 표지만 바꾸는 경우가 많다. 스페셜 에디션판이라면 왠지 사야될 거 같은 사람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거지. 근데 이책은 책 내용도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다. 거기엔 글쓴이의 철학이 담겨 있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지난 30년 동안 글쓴이의 신념이 바뀐게 많다는 거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다 보니 그동안 생각이 바뀌었다면 그걸 고치는 게 당연하다는 거다. 물론 지금까지 그가 그대로 믿는 것들도 있다. 굳이 1988년 판과 비교해 읽을 필요는 없지만 사색가인 그의 생각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궁금하긴 하다.

이책은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온 글쓴이의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한번에 쓴 글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한편씩 쓴 글을 엮은 글이다. 보통 에세지 제목이 그렇듯 이 책 또한 책에 실린 여러편의 이야기중 가장 인상에 남는 한편의 글 제목을 따서 책 제목으로 붙였다. 역시나 나 또한 이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다. 책 제목처럼 우린 유치원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의 대부분을 배운다. 하지만 살면서 그걸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거지. 이것만 기억해두면 우리의 삶이 그닥 머리 아프진 않을 거 같다.

- 무엇이든 나누어 가지라.
- 공정하게 행동하라.
- 남을 때리지 말라.
-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라.
- 다른 사람을 아프다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 음식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으라.
- 변기를 사용한 뒤에는 물을 내리라.
- 균형 잡힌 생활을 하라. 매일 공부도 하고, 생각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놀기도 하고, 일도 하라.
- 매일 오후에는 낮잠을 자라.
- 밖에서는 차 조심하고 옆 사람과 손을 잡고 같이 움직이라.
- 경이로움을 느끼라. 스티로폼컵에 든 작은 씨앗을 기억하라. 뿌리가 나고 잎이 자라지만 아무도 어떻게 그러는지, 왜 그러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그 씨앗과 같다.
- 금붕어와 햄스터와 흰쥐와 스티로폼컵 속의 작은 씨앗마저 모두 죽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 그리고 그림책 <<딕과 제인>>, 태어나서 처음 배운 단어,모든 단어 중 가장 의미 있는 단어인 '보다Look'을 기억하라.

휴우~ 곱씹을수록 슬픈 진실들. 우리는 모두 그 씨앗과 같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이걸 기억하면 우리 삶은 좀더 풍요로워질 거 같다. 이책은 헌책방이 아닌 새집으로 함께 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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