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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시작하는 감정조절 훈육법 -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인 부모를 위한 훈육 필독서
김수연 지음 / 물주는아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시댁 형님 아이와 꼬순이가 태어난 날이 20일 정도 차이난다. 꼬순이가 20일 더 빠르다. 근데 시댁 조카와 꼬순이 성격이 너무 달라서 매번 부산에 갈 때마다 두 아이의 극과극 스타일에 온 식구들이 웃곤 했다. 기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건지, 양육 방식 때문에 그런건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꼬순이는 차분하고 시댁 조카는 활발하다. 근데 꼬순이가 워낙 조심성이 많아서 차분히 눈치보고 진득하니 행동을 하는게 시아버님 눈에는 뭔가 좋아보이지 않았나보다. 우리 신랑에게 살짝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내가 너무 아이 기 죽이는 거 아니냐고. 내가 워낙 기가 센 스타일이라 우리 친정 엄마도 가끔 그런 걱정을 하시긴 한다. 아니 엄마가 아이 기를 죽일 이유가 뭐가 있는가? 난 아닌 건 절대 아니라고 말하는 확고한 양육 스타일을 갖고 있을 뿐이다.
난 육아책을 거의 읽지 않는 편이다. 육아는 케이스바이케이스라 육아까지도 유행을 따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아책 이외에 무수히 많은 인문서적, 교육 관련 서적을 읽었기에 육아 관련 큰 틀을 갖고 있긴 하다. 육아에 있어 주도권은 부모가 잡는다!! 라는 철학 말이다.
결혼 전, 두돌 안된 아이를 데리고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 친구 아이가 우리집을 하도 이리 쑤시고 다니길래 그러면 안된다고 했더니 아이가 엥 하고 울어버리더라. 친구가 하는 말. 자기는 지금까지 아이에게 '안된다'는 말을 한번도 한적이 없다는 것. 대신 이 상황을 아이에게 설명해 주라는 거다. 잉? 아니 말귀를 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가 해서는 안되는 행동, 위험할지도 모르는 행동을 하는데 단호하게 '안 돼!' 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라고? 친구는 자기 아이에게 구구절절 뭔가 설명을 하긴 하더라.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면 아이가 알아듣느냐? 당연히 알아듣기는 커녕 자기 하던 일을 계속 할 뿐이다.
난 꼬순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훈육을 했다. 아이를 혼내고 다그치는 그런 훈육이 아니라, 아닌 건 아니다, 위험한 건 위험하다, 안되는 건 안된다... 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훈육을 한거다. 그래서인지 꼬순이는 두돌이 지난 지금까지도 엄마 말은 아주 잘 듣는다. 위험한 행동이나 폭력적인 행동, 버릇없는 행동은 거의 안한다. 우리집 화장실 문은 항상 열려 있지만 지금까지 화장실에 혼자 들어간 적이 한번도 없다. 우리집은 온 집이 책장이고, 온 집에 책이 널부러져 있지만 한번도 책장의 책을 마구 꺼낸다던지, 엄마 아빠 물건을 꺼내서 난장판을 만든 일도 없다. 내가 꼬순이에게 한 일이라곤 화장실에 혼자서 들어가지 말라, 엄마 아빠 물건은 만지지 말라고 엄하게 가르친거 뿐이다.
김수연 박사님의 <아기발달백과> 집에 두고 잘 보고 있어서 박사님의 훈육 관련 육아책이 나왔다길래 바로 읽어봤다. 프롤로그부터 완전 내 스타일의 육아서적!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려면 '오냐오냐' 할 게 아니라 스스로 감정 조절할 기회를 주라는 거! 진짜 내가 딱 찾던 그런 육아서적이다.
나만의 확고한 육아철학이 있긴 하지만 세세한 부분에선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긴 하다. 내가 유아교육을 전공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큰 틀은 있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육아를 해야할 지 가끔 헤맬 때도 있다. 이책은 나처럼 자기만의 훈육 철학이 있는 육아맘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육아책이지만 '훈육'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인 육아맘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책일듯 싶다.
말귀를 알아듣는 시기가 지나서 훈육을 해야한다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0세부터 원령에 맞춘 아이 훈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김수연 박사님의 이번 책! 진짜 '오냐오냐' 하며 아이 키우는 내 주변의 육아맘들에게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다 담겨 있다. 놓치면 안되는 0~5세 시기별 훈육의 기술, 상황에 따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16가지 훈육기술들, 훈육이 어려울 때 바로바로 찾아보는 원령별 훈육 Q&A! 아이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부모들에게 이책 꼭 권하고 싶다. 제발 읽어주시길!!!
김수연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 훈육은 단순히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일이 아닙니다. 아이가 남을 배려하고 잘 어울리며, 책임감과 자존감 높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생아 때부터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속상한 감정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이때 옆 사람이 느끼는 느낌과 입장도 생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훈육입니다.
와우!! 진짜 사이다같은 김수연 박사님의 훈육철학!!! 김수연 박사님은 또 이렇게도 말한다. 말로 이야기하면 아이가 알아듣기 어렵다, 안 된다고 말해도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 와 정말 사이다!! 성인도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할 때 언어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얼굴표정, 말투 제스쳐 등 비언어적인 기술을 많이 활용한다. 당연히 아직 말귀를 못 알아드는 아이를 훈육할 때도 마찬가지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데 아이 붙잡고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대화를 해본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그리고 아이는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태어난단다. "안 돼!"라고 말한다고 아이 자존감이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거다. 오히려 훈육 없이 자란 아이가, 상처 없이 자란 아이가 나중에 아주 큰 스트레스에 금방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기질별, 연령별, 발달별 훈육 꿀팁이 자세히 나와있는 이책!!! 요즘 유독 우리 아이 훈육하기 어려워 '육아'가 힘들게 느껴진다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화내지 않고 일광성 있게 내 아이 양육하는 노하우 얻을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