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촛불 집회에 갔다가 우연히 뵙고 싸인을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돌아선적이 있어요. 류근 시인님을요. 책은 오래 전에 사두었는데 게으름탓에 이제야 일독을 했어요.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사나이 순정‘에 이은 시인님의 에세이집이예요. 시인님의 시집 ’상처적 체질‘, ’어떻게든 이별‘처럼 읽기 힘들지 않아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아직 저는 시를 읽어내는 힘이 없어서 에세이로 쉽게 풀어주시는 글이 더 좋아요.
토기장이 출판사 버전의 한영합본판을 읽다가 영어나 한국어나 모두 옛날말로 쓰여있어서 현대영어로 번역된 James Remann의 편집본 ebook을 아마존에서 사다 읽었어요. 처음엔 매일 묵상을 하려고 하는 종교적인 이유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영어 공부와 하루 루틴의 시작으로 좋은 습관 만들기라는 것에 더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매일 묵상을 받아적느라 연습 중이던 고시체 글씨도 손에 익었고 매일 삼십분 영어 공부를 한다는 목표도 일년간 달성하게 되었어요. 현대인의 관점에서 어떤 부분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말씀도 있었지만 대체로 기독교인의 자세에 대해 잘 설교해주신 것 같아요. 백년 전 출판물이 원전이므로 그 부분을 좀 생각하며 받아적었어요.
확률과 통계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보았다가, 그저 예제 코드가 돌아가는 법만 배울 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무척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