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은 말한다. 양반은 ‘하늘이 주신 벼슬’이라고. 부자 눈에 첫 매매 증서에 제시된 일들이 쓸데없는 일인 까닭은 그것이 개인에게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부자 눈에 두 번째 매매 증서에 제시된 일들이 도적질인 까닭은 그런 특권의 전제가 감춰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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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자임을 자청한다. 자본의 권력이든 언론의 권력이든 정치의 권력이든 그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그들에겐 많은 도적질 같은 특혜가 주어진다. 많은 사람들은 그 특혜를 부러워하면서도 ‘도둑놈’이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그 특혜의 전제였던 ‘존경받을 만한 쓸데없음’을 그들이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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