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콩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국사 맞수 열전 - 고조선부터 현대까지 용호쟁투 스페셜 인물 한국사
장용준 지음, 최경진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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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장콩 선생님의 역사책을 접한 뒤 장콩 선생님의 다른 책을 찾아보던 중에 만난 이 책! <한국사 맞수 열전>은 역사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도 구성면에서도 정말 재미있게 만들어진 책이었다. 역사를 보다보면 두 인물 또는 두 세력의 대결 구도로 역사적 사건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것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줄이야.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식이었다. 게다가 더 재미있는 것은 두 인물의 대결을 소개하는 첫 페이지는 두 인물의 정치력과 지력, 인품을 수치와 간단한 설명 방식으로 소개함으로써 마치 대결 게임을 시작하기 전 각각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이것을 보면서 이 책은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한국사의 전체 흐름을 읽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대부분의 책들이 고대부터 시작해서 현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반면, 이 책은 반대로 현대부터 시작해서 고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었다. 이것은 현대 역사를 먼저 배움으로서 역사가 꼭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도 곧 역사이다는 것을 바로 인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 책이 시대 역순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책을 뒤에서부터 읽어나가면 시대 순으로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나는 역사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읽어나가고 싶었기 때문에 뒤에서부터 읽어나갔지만, 다음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앞에서부터 읽어 봐야지 싶었다.

 

당시의 대표적 시사 잡지 <사상계>19609월 호에 민주당 내부의 권력 다툼을 이렇게 적고 있어요.

민주당의 신구파 싸움이 어떻게 낙찰을 이룰는지 모르지만 대체 이 ᄊᆞ움처럼 대의명분이 서지 않는 것이 없다. 신구가 갈리우고 노소가 갈리우고 남북이 갈리우는 이 정쟁은 흡사 이조 시대의 사색당쟁을 방불케 하는 것인데 이 파쟁에 앞장서는 자들은 도대체 자기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하여 싸우는가 하는 점부터 반성해 주기를 바란다. 아무리 정권 획득을 지상 목표로 알고 있는 자라 하더라도 정쟁에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순전히 권력욕 때문에 부질없는 정쟁만 전개하여 나라가 몇 조각으로 갈리운다 하면 어떻게 공산당을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군민 대중의 정당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겠는가.

- <한국사 맞수열전> p32 중에서  

역사를 공부하면서 만약에라는 말을 쓰면 안 되지만, 다른 책보다 이 책을 보면서 자꾸만 자꾸만 만약에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만약은,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만약 광해군 시대가 더 길었더라면?’하는 것이었다. 역사 공부를 다시 하기 전, 나는 광해군을 폭군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나쁜 왕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역사를 다시 공부하다보니, 광해군을 이전과 다르게 해석하고 분석한 책들을 보면서 광해군의 다른 면을 보게 되었고 나 역시 광해군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광해군, 그는 과연 폭군이기만 했을까. 그가 남긴 업적들을 봤을 때 그는 결코 폭군이기만 해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역사에 남겨 놓았다. 무엇보다 내가 요즘 우리나라 역사 흐름에서 가장 아쉬 했던 중립 외교 정책을 바로 광해군이 펼치고 있었다.

 

만약 광해군처럼 우리나라가 죽 중립 외교 고수해왔더라면, 우리나라는 전쟁에 휩싸이지도, 나라가 분단되지도 않지 않았을까. 중립 국가로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지킨 스위스와 태국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스위스야 중립 국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태국이 중립 국가라는 것을 알고 정말 깜짝 놀랐었다. 아시가 국가 중에는 중립 국가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국이 중립 국가였다니, 그런 태국을 보니 왜 우리나라는 중립 국가가 못 되었나 싶었다. 우리나라도 지리적 특성으로 봤을 때 충분히 중립 국가로 남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나라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중립 국가가 아닌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로 남겨 지게 되었다. 국력이 약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과연 국력 때문만이었을까? 만약......

 

광해군! 그는 15년 동안 왕 자리에 있으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세상을 다스렸어요. 그러나 그는 묘호마저 부여받지 못한 채 폭군의 이미지로 덧칠되어 역사 속에서 현재까지 불명예스런 삶을 살고 있어요.

하지만요, 달리 생각해보면, 광해군을 폭군이라고만 할 수는 없어요. 그가 추진했던 중립적 실리 외교 정책은 당시 조선 현실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탁월한 외교 정책이었고, 전후 복구 사업은 오랜 전란 후유증으로 살기가 팍팍했던 조선 백성들에게 가뭄 속 단비같은 유효적절한 정책이었어요.

- <한국사 맞수열전> p154 중에서 - 

역사를 보며 또 다른 역사를 상상해본다.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났으면 좋을 일을. 상상해본들 역사는 바뀌지 않겠지만, 상상은 해볼 수 있는거니까.

 

김영상 vs 김대중 : 민주화운동의 양대 거목

박정희 vs 장준하 : 경제 성장이냐 민주주의 발전이냐

윤보선 vs 장면 : 2공화국이 단명한 이유

김구 vs 이승만 : 어떤 국가를 세울 것인가

손병희 vs 이용구 : 애국의 길 매국의 길

전봉준 vs 김개남 : 동학농민운동의 양대 지도자

최익현 vs 유길준 : 척사의 길 개화의 길

흥선대원군 vs 명성황후 : 조선 왕실을 굳건히 할 수만 있다면

김옥균 vs 민영익 : 급진 개화냐 온건 개화냐

김홍도 vs 신윤복 : 조선 풍속화의 두 거장

정조 vs 심환지 : 왕과 신화의 기묘한 정국 운영법

영조 vs 사도세자 : 조선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인현왕후 vs 장희빈 :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인의 비극

송시열 vs 허목 : 서인과 남인의 대변인

최명길 vs 김상헌 : 당신은 찢으시오 나는 주우리오

허균 vs 이이첨 : 시대의 이단아들

광해군 vs 인목대비 : 명군주일까 패륜아일까

이순신 vs 원균 : 영웅의 길 반역자의 길

황윤길 vs 김성일 : 일본의 전쟁 준비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

이황 vs 조식 : 조선 성리학의 큰 별들

조광조 vs 중종 : 신하의 나라 왕의 나라

김종서 vs 세조 : 완권 수호를 위한 변명

세종 vs 최만리 : 한글 창제를 둘러싼 왕과 신하의 갈등

정몽주 vs 정도전 : 고려 개혁이냐 조선 개창이냐

최영 vs 이성계 : 나라를 위한 충성의 끝은?

이의민 vs 최충헌 : 무신 정권을 세운 사람들

묘청 vs 김부식 : 서경이냐 개경이냐

인종 vs 이자겸 : 외손자와 할아버지의 권력 다툼

궁예 vs 왕건 : 새로운 나라를 개창하자

원효 vs 의상 : 신라를 불국토로 만든 사람들

김유신 vs 계백 : 신라와 백제의 마지막 결전

무열왕 vs 의자왕 : 신라와 백제, 최후의 승자는?

장수왕 vs 개로왕 : 고구려 남진 정책의 결과는?

석탈해 vs 호공 : 이주민 탈해가 임금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유리 vs 온조 : 형은 고구려 왕 아우는 백제 왕

주몽 vs 대소 : 주몽의 고구려 건국기

준왕 vs 위만 : 단군조선 위만조선

- <한국사 맞수열전> 중에서 -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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