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1 - 골프채 한번 못 잡아본 홍 대리, 10일 만에 머리를 올리다 천재가 된 홍대리
김헌 지음 / 다산라이프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홍대리 시리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예전에 책<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도 어떨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찾아보았는데, 역시나 홍대리는 멋졌다. 영어만 있을 줄 알았던 홍대리가 골프에도 있는 것을 보고 찾아보니, 홍대리는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와인, 기획, 독서, 주식, 세일즈, 일본어, 무역 등 하나의 브랜드가 된 홍대리 시리즈. 멋진 골프 홍대리를 보고 나니, 다른 홍대리도 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나 역시 얼마 전 홍대리와 같은 상황에 있었는데, 그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랬다면 골프 시작한지 한 달 만에 필드 나가서 창피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홍대리처럼 이름을 날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왕 시작한 골프. 한 번 시작하고 나니, 나도 못하기 보다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커졌다. 그리고 다음에 필드에 나가게 되면 홍대리처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말이다. 뭐든 못하는 것보다는 잘하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

 

홍 대리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리가 골프를 칠 줄 모른다고 눈치를 보는 상황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오히려 골프를 배운다고 하면 대리 주제에 무슨 골프냐며 타박이나 받았을 터였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상황이 급변해 이제는 골프가 주요한 영업 수단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일반 사원 때부터 미리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도 많았다.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27 중에서 - 

돈깨나 있는 사람들이 있는 티 내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내 말이 그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같이 없이 사는 사람들이 골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참 내.”

그래도 이렇게 탁 트인 곳에 나오니까 상쾌하기는 한데요.”

막상 창밖을 바라보니 홍 대리도 한편으로는 골프장에 오지 않고서야 도시 사람들이 이렇게 널따란 들판을 자유로이 거닐 수 있는 기회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39 중에서 -

나도 골프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 있었다. 골프를 하려면 돈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운동도 운동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돈이 들기 마련이다. 그나마 덜 든다는 조깅이나 등산도 복장을 갖추려는 욕심이 생기다 보면 꽤 큰 돈이 든다. 다른 모든 것이 그러하듯 골프도 저렴하게 하려면 충분히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요즘은 스크린 골프장이나 연습장이 헬스장 못지않게 많아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크린 골프장에는 모든 장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비싼 골프 장비 하나 없이도 골프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정규홀은 아니지만 필드에 한 번 나가보니, 자연 속에 있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아름답게 꾸며진 자연 속에 있다 보니, 함께 동행 한 이들과 이야기도 훨씬 더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 직접 경험해보니 골프가 왜 비즈니스 스포츠가 되는 지도 조금은 알 듯도 했다. 건강에 안 좋은 술, 담배 없이 남자들이 운동을 하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이기 때문이었다. 조깅이나 등산은 함께 하더라도 각자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운동이었고, 등산을 하는 동안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란 불가능하다. 축구나 야구 등 골프를 제외한 운동 중에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대결구도의 운동이라, 상대방이 져야만 내가 이기는 운동이다. 하지만 골프는 나도 상대방도 모두 이길 수 있는 운동이다.

 

골프 스윙은 중력의 힘을 이용하는 거예요. 중력에 의한 원 그리기 운동에 걷는 동작으로 체중을 옮겨 실어 가속을 붙여주는 것뿐이죠. 그럼 결국 중력과 체중 이외에 들어가는 힘은 사실상 거의 없는 셈이죠.”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126 중에서 -

물론 그렇죠, 하지만 어제 말했다시피 휘둘러서 원 그리기 동작 안에 골프 스윙에 필요한 운동 요소 대부분이 들어 있어요. 그게 골프 스윙의 98퍼센트에 해당하고 나머지 2퍼센트는 그 원 그리기를 골프라는 운동을 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변환시키는 것일 뿐이죠.”

그 나머지 2퍼센트 중 1퍼센트는 휘두르는 운동의 방향을 전환하는 거죠.”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103 중에서  

그래, 지금까지 자네가 배운 것은 모두 풀스윙으로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한 과정, 즉 롱게임(long game)의 영역이네. 골프는 그 롱게임과 더불어 숏게임(short game), 퍼팅게임(putting game)으로 이루어지지.”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193 중에서  

흔히들 숏게임 스윙을 풀스윙의 축소판으로 생각하라고 이야기하네만 풀스윙만 제대로 해도 다행인 아마추어 골퍼가 그걸 변형시켜 솟게임에서 써먹으려 했다가는 방향도 거리도 엉망이 될 수밖에 없어. 풀스윙은 휘두르기, 숏게임 스윙은 던지기, 이렇게 아예 다른 운동이라고 생각하게.”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211 중에서  

방금 자네가 한 건 그중에서도 높이 던지기인데 80미터에서 40미터 정도 사이의 거리를 보낼 때 쓰는 스윙이야. 이제 곧 배우겠지만 숏게임 스윙은 공을 보내려는 거리에 따라 높이 던지기’, ‘그냥 던지기’, ‘낮게 던져 굴리기이렇게 세 가지만 익히면 된다네.”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209 중에서 -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골프라는 운동이 나와는 정말 상관이 없는 운동이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골프를 한 번 시작해 보니, 골프는 그렇게 어려운 운동도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운동도 아니었다. 할수록 재미있는 운동으로 여겨졌다. 골프는 힘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힘의 원리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마치 수학 공식만 제대로 알고 공식의 원리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수학이 쉬워지고 재미있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골프공을 칠 때마다 나는 노부부를 떠올리며 속으로 이렇게 외친다. 골프는 힘이 아니라 힘의 원리로 하는 거라고.

 

이 책은 골프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골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가졌던 답답함을 다 날려주었다. 골프에 대해 모르는 용어가 나올 때면 찾아보곤 했지만 그 순간의 궁금증만 해결이 되었을 뿐 머릿속에 골프에 대한 그림이 전혀 그려지지가 않았다. 책을 볼 때면 가장 먼저 목차를 챙겨보는 나로서는 골프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그것이 쉽게 해결되지가 않았다. 모르는 게 한두 개가 아니다 보니, 그것은 더 쉽지 않았다. 예를 들면 모르는 단어가 있어서 사전을 펼쳐서 그 뜻을 찾아보았는데, 그 뜻 설명에도 모르는 단어 투성이인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 책은 딱 나와 같이 골프에 대한 무지로 답답해하는 이들에게 골프라는 큰 그림을 보여주며 그 안에 있는 골프에 대해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대부분의 골프 책이나 방송이 코끼리를 설명하면서 코끼리 다리나 꼬리만 보여주면서 코끼리를 이해시키려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코끼리를 보여주면서 코끼리의 다리나 꼬리에 대해서 설명해주며 코끼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골프는 힘의 원리를 이용하는 운동이다 보니,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골프의 원리를 알고 치는 것이 무작정 골프채를 잡고 공을 치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수학에서 공식만 알면 문제를 보다 쉽게 풀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수학을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통해 공식을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처럼 골프도 기본 원리를 알더라도 꾸준한 반복 연습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필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공을 칠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의 홍대리의 연습량은 책으로만 봐서 그렇지 정말 어마어마 하게 많이 연습을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책 속에서지만 10일 만에 머리 올리고, 한 달 만에 99타를 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골프 스윙은 휘왼소원만 알면 다 배운 것과 마찬가지에요.”

휘왼소원이요?”

이제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골프 스윙은 휘둘러서, 왼쪽에서 소리 나게 하는, 원 그리기다.’ 여기에서 앞 글자를 따면 바로 휘왼소원이죠.”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111 중에서  

오늘 배운 것, 즉 소리를 잘 내기 위한 세 가지 핵심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죠. 먼저 중력의 힘을 이용한 원 그리기 운동이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상체에 힘을 빼야 하고 무엇보다 손목이 부드럽게 잘 풀려 있어야 해요. 그리고 원 그리기 운동에 가속을 주기 위해서는 타이밍에 맞춰 무게 이동을 하며 잘 걸어야 하죠. 마지막으로 그 일련의 동작의 리듬감을 익혀야 하고요. , ‘손보리를 잘 해야 해요.”

손보리요?”

호호, 휘왼소원처럼 앞 글자를 딴 거예요. 손목에 ’, 걷는 것, 즉 보행의 ’, 리듬감의 ’, 이렇게 해서 손보리죠.”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123 중에서  

“‘번도 할 수 있는 스윙인지, 한 지점을 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백향이라.....’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p128 중에서  

문득 나도 홍대리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 필드에 나가기는 했지만, 정규홀도 아니었고, 풀스윙도 완성하지 못한 채 나가 공을 치는 것에만 의의를 두고 타수조차 계산하지 않았다. 홍대리처럼 한 달 만은 아니지만, 이 책에 나온 골프의 원리대로 꾸준히 연습하면 나도 처음 기록하는 타수를 두 자리숫자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왠지 모를 승부욕이 내 안에 생겼다. 지난 번 느꼈던 창피함 때문인지 골프의 매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조금씩 골프에 빠져들고 있음을 느낀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다. 운동 신경 없는 나이지만, 즐기면서 골프에 대해 좀 더 배워볼까 한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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