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아이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의 감동 메시지 밝은미래 그림책 7
앤디 앤드루스 글, 필립 허스트 그림, 김서정 옮김 / 밝은미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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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고 특별한 아이 한 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겠구나 하고 지레짐작을 했다. 그리고 어떻게 어린 아이가 이 큰 세상을 바꿀 수 있었을지 바로 궁금해졌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아이가 세상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단지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자란 아이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알려준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어렸을 때 꿈꾸었던 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그 아이는 노만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스승이었던 사람은 헨리였다.

 

이야기는 끝이 아니었다. 이야기는 노만의 스승 헨리가 아이였던 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되었다. 헨리는 친근한 형 조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에 꿈을 간직하게 되었고, 미국의 부통령이 되어 자신의 꿈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펼치게 되었다. 노만을 도운 헨리, 헨리는 도운 조지. 조지를 도운 모지스 이렇게 이야기는 자꾸만 자꾸만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다시 차근차근 이야기를 되짚어주며, 서로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어 세상을 구한 아이들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이 책은 작은 일이 다른 일로 이어지고, 더 큰 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에 대한 설명도 같이 해주었다.

 

다른 책과 달리 이야기가 연결되지만 시간이 역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보니 읽으면서 약간혼란이 왔다. 시간의 역구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이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혼란이 더 가중되었다. 이 몇 가지의 문제점들은 단순히 외국서적을 우리나라 말로 옮기는 데서 생기는 번역의 오류가 아니었다. 영어와 한국어의 어순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의 차이가 더 컸다.

 

우선 이름의 경우 영어권에서는 호칭이 성만으로도 부르고, 이름만으로도 부르고 두 가지를 다 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성만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로 부를 땐 이름만 부르거나 성과 이름을 같이 부른다. 노먼의 이야기에서 웰레스라는 어른이 등장한 뒤 그 다음 이야기는 헨리라는 아이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여기서 나는 이 두 사람이 무슨 연관이 있나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본격적인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헨리 월레스라고 한 번 이야기를 해주기는 하지만 웰레스든 헨리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일해 주었더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 문화에 맞춰서 말이다.

 

이 책의 전체 구성 역시 영어권에 문화에 맞춘 구성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사실 독특한 구성 방식으로 느낄 수는 있지만 자연스러운 구성이라 할 수는 없었다. 주어 다음에 동사가 온 뒤 설명을 이어주는 영어와 달리, 한국어는 주어 다음에도 설명이 죽 이어진 뒤 동사가 오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먼의 성장 이야기를 한 뒤, 노먼에게 도움을 주었던 헨리의 성장 이야기를 해주고, 다시 헨리에게 도움을 준 조지의 성장 이야기를 해주고, 조지에게 도움을 준 모리스의 성장 이야기를 해주는 이 이야기 형태는 영어권 문화의 이야기 구성인 것이다. 우리나라 이야기 구성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 간다면 모리스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조지, 헨리, 노먼의 이야기로 풀어주는 것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우리나라 언어로만 된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언어로 표현된 책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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