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6
하르트무트 폰 헨티히 지음, 강혜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이제 우리 아이들도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면서 나도 서서히 아이들의 원활한 사회 적응을 위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해 학교에 가기 전에 예행연습을 하게 될 테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훨씬 엄격한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참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토비아스처럼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란 질문을 나에게 던지면 어떻게 하나 싶었다.

 

 

스물일곱 편의 편지로 구성된 이 책은 그런 아이의 질문에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답을 해주고 있었다. 이 책 덕 분에 난 나중에라도 우리 아이들이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란 질문을 할 때 ‘당연히’라든가, ‘누구나’라든가 라는 억지스러운 답을 안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는 아이에게 완벽한 답을 줄 수는 없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아이에게 필요한 답은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네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토비아스야. 그날 이후로 내게 학교는 세 가지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란다. 첫 번째로 학교는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방법과 또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야. 두 번째로 학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단다. 가령 바지의 앞섶은 왜 필요한지, ‘쥘쩨’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바이에른은 어디에 있는지 하는 것들을 말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에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또 어떤 일을 잘했을 때 칭찬을 해 주고 잘못했을 때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단다.

-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p31 중에서 -

이것들은 사회에서,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정말 유익하고 유쾌하고 꼭 필요한 원칙들이란다.

첫 번째 원칙.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도록 노력한다.

자기와 가까운 사람만 돕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돌봐 주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이 든든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습관화되면 점점 쉬워진다.

두 번째 원칙. 우리는 스스로 규칙을 만든다.

스스로 규칙을 만들면 그것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규칙은 모든 사람에게 유용하다. 따라서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 원칙. 놀이를 할 때 물건의 위치를 바꾸면(가령 책상을 옆으로 밀고 의자를 겹쳐서 쌓아 놓는 둥) 놀이가 끝난 뒤 모두가 함께 물건을 원래 자리에 갖다 놓고 정리한다.

네 번째 원칙. 우리는 다른 친구들이 정한 질서를 존중하는 것처럼 다른 친구들도 우리의 규칙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

다섯 번째 원칙. 사람들이 모두 다르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우리는 그런 차이들을 인정한다. 사람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사는 모습과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므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여섯 번째 원칙.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지시만 한다.

그 외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행동하도록 한다. 또 어떤 것을 의무적으로 해야 할 때도 그것을 이행하는 방법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p117 중에서 -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다시 간절히 원하게 된 것은 나중에 우리 아이가 제발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사회로 내딛는 첫발에 해당되었다. 그러니 당연히 부족한 것도 많을 테고, 실수도 많이 하게 될 것이었다. 때때로 많은 잘못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 때문에 좌절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되게 만들어 주는 데에는 선생님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선생님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아이들은 많은 영향을 받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나 역시 아이에게 좋은 어머니이자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학교만 바라보며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학교가 아이에게 모든 것을 채워주길 바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것들과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학교 밖의 또 다른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말이다. 토비아스의 삼촌처럼 아이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아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 주는 멋진 선생님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던 그렇지 않던 아이로부터 아마 이 질문을 한 번 쯤을 받게 될 것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란 질문을. 그 때를 위해 이 책은 학교 입학을 앞둔 어머니들과 입학생 맞이를 앞둔 선생님들이 꼭 한번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머니와 선생님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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